아름다운것들/풍 경 26

봄날은 가고있다...

관악산의 봄날(2024년4월21일) 한발 늦게 관악산에 올랐다. 매년 철쭉이 필때는 넉넉하고 흐믓한 마음으로 만나곤 했는데.... 개화 상태가 빈약하여 꽃다발이란 말이 어색하게 되었다. 양지바른 곳에서는 이미 지고 있었다. 진달래가 떠나고 산벗꽃이 대신 했었는데.... 이제 철쭉마져 화신으로 변하며 따라 가려한다. 그래도 고히 보내는 마음으로 산속에서 이별을 준비하는 관악의 꽃님들께 인사를 드린다, 잘 가시게....,이제곧 산밤나무가 느끼한 향기로 맞아주겠지... 관악에서의 아쉬움은 지리산에서 기대해야지..마침 산행중 친구로 부터 5월초 지리산 예약이 성공했다는 연락이 왔다.... 그곳에서 아쉬움을 이어가야지....잔인한(?) 4월은 그렇게 지나가지만 행복한 산행길이 되었다. 머나먼 길을 돌아 나 그대에..

검단산 이야기

하남시의 랜드마크, 검단산에 올랐다. 한강 두물머리와 팔당댐의 푸르른 물줄기와 예봉산을 마주한 검단산은 언제나 평온하며 웅장한 느낌을 갖게한다. 철마다 변하는 한강의 빛깔과 물안개는 잊혀져가는 옛추억 처럼 언제나 아늑하다. 금강산에서, 검룡소에서 고단하게 흘러온 물줄기는 두물머리에서 커다란 한강을 만들고, 뗏목의 긴긴행렬은 청둥오리떼가 대신한다. 용문 가섭의 미소가 느껴지며, 예봉산,북한산, 멀리 화악산까지 신비스럽다. 몇일전 내린 설화와 물안개가 멋지게 조화를 이룬다. 선각자 유길준의 묘, 앵자봉의 이벽, 두물머리 다산, 양근의 순암, 그리고 철신형제들.... 실학자와 개벽의 선각자들의 몸부림과 외침을 검단산을 알고 있으리....비록 지금은 一雁高空의 심경이지만 선각자들의 삶을 기억하며 살아가리라.....

삼성산 樹氷.....

아침에 일어나니 세상은 하얗게 변해있었다. 터벅터벅 혼자서 눈길을 걸었다, 상고대는 아니지만 멋진 설화신을 만나고 숲속에서 수천년만에 한번 봄직한 스노우 몬스터 를 만났다, 늘 푸르던 소나무가 귀여운 몬스타로 변해 있었다. 삼성산 주변의 작은 계곡에서는 봄의 전령, 물소리가 백설에 골짜기를 만들며 세상을 바꾸려하고 있었다...삼막사 북벽에는 고드름 과 설화가 눈길을 만들고 삼귀자 앞에는 노송이 백설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져 있네... "겨울사랑" /문정희님 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 머뭇거리지 말고 서성대지 말고 숨기지 말고 그냥 네 하얀 생애 속에 뛰어들어 따스한 겨울이 되고 싶다 천년 백설이 되고 싶다 (2024년 2월 22일(목) 삼성산 삼막사에서)

수리산에 올라....

2024년 갑진년에 첫 산에 오르면서....... 올해의 갑진년은 나에게 우울한 한해가 된것같다. 외로운 그믐밤을 보내고 의미없이 신년을 맞는것 같다, 그리움도 기다림도 애련함도 없이.... 산란한 회귀 연어마냥 멍한 상태에서 젊은날의 또 다른 나와 동행하면서, 꾹꾹 다져놓은 생노병사의 이야기와 수많가지 추억을 말하려, 늘 다니던 수리산을 찾는다. 능선 북벽의 하얀 잔설과 박새의 절박한 날개짖을 바라보며 힘차게 걷는다. 관모봉 가는 양지편에는 봉긋한 진달래가 곧 터질듯 야물게 부풀어 있고, 태을봉은 한적한 삼신산에 서 있는것 같았다, 태을이란 '말세의 병마를 내쫒아 개벽한다' 는 주문에서 생긴말 이라는데,....... 능선길을 걸으며 담배촌의 피난처를 생각하며 잠시동안 순교자들의 그림자와 소통한다, 대한..

산사로 가는길

2024년 1월 9일에.... 욕심에 이끌리는 마음을 다스려 본성을 회복하면 선한 행위를 할수있다. 그렇게 할수있는 사람이 덕을 쌓음과 가치있는 삶을 사는 사람이다. 하늘의 형상에 따라 태어났으며 타락의 원죄를 상속받은 몸인데....까짖 고해와 성사만으로 자유로워질수 있을까? 원죄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두려움 보다는 모든 고뇌를 훌훌털고 기쁨으로 마지막을 장식하는 이들도 많을진데.... 진무속 눈내리는 산사 가는길은 집착의 혼란스런 경지였다. 세밑의 두어달 동안 천형의 두려움에 인생의 단계를 얼마나 많이 헤아려 봤던가.... 김광석 노랫말의 "잊어야 한다면 잊혀지면 좋겠어...." 로 이어지는 노래를 얼마나 외치며 불러 보았던가... "寂滅" 의 뜻을... 전체로, 半으로, 아니 반에 半으로.... ..

단풍놀이.....

날짜 : 2023년 11월 5일(일) 날씨 : 약간의 연무현상 지나간길 : 사자바위둘레길 - 삼막사 - 무너미고개 - 학바위봉 - 통신탑 - 8봉끝 - 불성사 - 8봉계곡 - 천인암계곡 - 안양유원지(7시간 소요) 10월을 맞이하여 명지산, 용문산, 화악산을 비롯하여 오대산 까지 단풍을 만날겸 산행을 했다. 나의 작은 삶의 흔적이요 땀냄새가 스며있는 곳으로.... 내년에도 만날수있는 기회가 있을까 하는 두려움 마져 느끼게 한다. 그래도 눈이오면 화악중봉의 상고대가 보고싶고, 용추계곡길로 연인산을 오르고 싶은 소인배의 욕심도 살이난다. 북한산 숨은벽과 백운대, 원효봉의 단풍과 암릉을 내년으로 미뤄야 하는게 너무 아쉽다. 아쉬움을 잊고져 늘 곁에있던 관악의 숲길을 찾았다. 기후변화의 탓인지 절정을 뽐내지 못..

눈꽃송이 핀 산사가는길.....

산사 가는길에..(2023. 01.26) 눈을 뜨자마자 창문을 여니 함박눈이 내린다. 동심의 세계로 급변하여 산에 오르고 눈앞에 펼쳐진 하얀세상에 감사한다. 지긎한 인간세계에서 탈출한 고매한 낭인이 되어 산중설화에 한몸이 된다. 늘 신께 다가서 함께하기를 염원했지만 오늘만큼은 신에게서 떠나 하얀세상에서 눈꽃송이와 벗한다. 구도의 힘을 다한 산사는 묻혀있고 상서로운 장끼를 만나 한바탕 노랫소리를 들었다. 짝을 찾는 소리겠지만 내게는 높은음계의 설중조(雪中鳥) 소프라노였다. 좋아하는 싯귀가 생각난다..... 겨울일기 - 함박눈 / 목필균님 아침에 눈을 뜨니 세상은 온통 은빛속에 있습니다 깃털 내려앉은 하얀세상 하염없이 눈이 내립니다 오늘 같은 날에는 같은 기억을 간직한 사람과 따끈한 차한잔 나눌수 있다면 예..

싸락눈 내리던날에....

상고대가 보고싶다, 아니 소복한 설화숲을 걷고싶다, 화악북봉을 오를까, 백덕산으로 향할까? 홀연히 떠나고는 싶지만 이제 시간이 너무 지났네... 심신을 항상 머리위에 이고 있을수는 없기에 오늘같이 백설이 내리는 날이면 마음이 슬퍼진다. 진리의샘은 늘 발밑에 있다하니... 우산하나 달당들고 몽유병자가 되어 싸락눈을 따라 나섰다. 숲속과 능선을 따라 삼성산을 한바퀴 돌았다, 아쉽게도 삼막사, 염불암은 싸락눈과 진무현상으로 안식중이었고... 풍경소리 독경소리는 적멸했더라.... 불자도 아니면서 삼막사 요사체에 걸터앉아 진무의 몽환세계에서... 곁을 떠나신 고운님, 말없이 떠나간 동무, 평생 무소식일 또다른 친구들을 그리워 했다. 헤어짐의 상채기는 깊어만 갔다, 참 이별이 쉬운거더라..... 지운영 '三龜字'에..

북한산 의 상고대

서울의 명산이 수묵화로 피어나는 순간…도봉산에서 만난 상고대[전승훈의 아트로드] 전승훈기자 입력 2023-01-10 11:00업데이트 2023-01-10 15:05 상고대가 보고싶었는데.... 멀리 가서 만날까도 생각했었는데....신문에서 보고 너무 기뻤다, 몇년전에 숨은벽으로 백운대에 올랐을때 만났던 생각이 나서 행복한 마음으로 캡쳐해 보관하게 되었다. 겨울 산행에서 가장 진귀한 구경은 상고대다. 상고대를 구경하려면 강원도의 계방산, 태백산, 함백산, 제주 한라산처럼 서울에서 멀고 높은 산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 선인봉?) 그런데 지난 주말 도봉산 산행을 갔다가 정상부근 능선에서 탐스럽게 열린 눈꽃과 상고대를 만났다. 포근한 날씨에 도심에서는 전날 내린 눈이 모두 녹았으나, 도봉산 입구에서부..

동네 한바퀴 돌아보면서....

세모의 밤 찬공기 맡으며 동네 한바퀴를 걸었다,지극히 소소하지만 너무나도 따스한 이덕무 의 위로가 생각났다, "가장 빛나는 것들은 언제나 일상속에 있다"는 말이.....이제 임인년 올해도 서서히 저물어가고 있다, 소소한 동네길을 걸으며 함께했던 斷腸의 아픔과 내게서 떠나버린 인연들의 흔적들을 마음속 하얀눈길에 떨어 놓았네.... 서서히 지워지겠지. 우리는 살아가면서 기쁘고 즐거운때 보다 일이 뜻대로 되지않는 날을 더 많이 만난다. 그때마다 우리를 위로하는것이 바로 소소한 일상이다. 크고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하루하루 마주하는 작은것들 그러니까 아침저녁으로 달라지는 노을의 빛갈에서,눈내리는 밤의 풍경에서,활짝핀 꽃과 차끓는 소리에서 삶의 고단함을 달래는 따스한 온기를 느낀다. 계묘년을 맞이하여 클로버,씀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