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이야기/하고싶은 이야기 29

봄은 오려나....

하늘이 새파랗고 구름 한점 없다, 찬기운에 폐부 속까지 시원하다. 지난번 습설에 동강난 나목위에서 딱따구리는 잠시 멍하게 하늘을 바라본다. 아마도 봄을 기다리는걸까? 겨울인데 겨울이 아니요 봄같지만 더욱 봄도 아니다. 누가 정의로우며 양심적인가, 누가 더 부정의 하며 야만적인가. 진실과 거짖의 경계가 어디인가.... 혼돈의 시간에 잣숲의 청설모도 두귀를 쭁끗하며 생각의 경계에 서는듯 하다.  어짜피 인생은 岸樹丼藤을 피할수 없는것, 하찮은 일상에 일희일비 하지 마시라, 諸行無常 의미도 모르는가.... 모든것은 영원하지 않고 멈추지도 않는다, 앞뒤좌우,위아래가 뒤바뀌는 단순한 진리조차 구분되지 않는 세상이 너무도 싫다. 허전함과 무기력한 소식들에 귀를막고 냇가를 걸었다, 유영하는 청둥오리들, 늦은 단풍나무..

봄이오는 길

2월의 한파가 2~3일 계속되더니 오늘은 춘삼월 호시절이다. 어느새 한몸이 되어버린 저너머의 세상꿈을 간직한채 고요한 계곡에 들어섰다. 능선길의 암릉과 송림들이 시샘을 하겠지만.... 계곡의 북벽에는 잔설의 아쉬움이 얼음으로 변해 햇볕에 빛나고 있다. 얼음끝과 바위에 간신히 매달린 고드름은 작별의 눈물을 흘리는것 같다, 형체없는 봄바람을 처절하게 원망하는듯하다. 그래도 숨죽인 두꺼비알은 봄내음에 고개를 흔들며 생명의 존귀함을 자랑하고 있다. 고드름 끝에 매달려 녹아내리는 물은.... 맑다못해 푸르른 빛깔로 변해있다. 어는 철학자는 얼음도 아니고 물도 아닌, 희지도 푸르지도 않은 이것이 바로 道心 라고 했다... 조금은 이해가 될듯하다. 산꼭대기에는 굳은눈이 발목을 덮고 등로는 빙판이다, 아이젠에 의존하여..

Adieu 2023....

아침에 일어나니 오랜만에 하얀눈이 펑펑 내린다, 문틈으로 찬바람에 밀려오는 작은 눈송이는 달콤한 향내가 나는것 같다, 얼마만인가.... 습기를 잔득 머금은 묵직한 눈송이 들이다. 언제 녹을지 몰라 앞산으로 달렸다, 제발 변함없이 나를 기다려 줬으면 하고....아주 오래전 철원지방의 복계산,복주산을 산행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에 습기 가득 머금은 눈길과 설화터널을 걸었고, 습설의 멋과 위험을 함께 경험한 적이 있어서 감회가 새로웠다. 설화대신 할머니 머리카락같은 소나무를 만나고 아무도 가지않은 눈길을 걸으면서 이제 얼마 남지않은 23년을 보내며 향기나는 갑신년을 떠올려본다. 힘겹고 두려운 지금 이순간이 올해로서 끝이 난다면 좋으련만... 삶이란 여진 같아서 갑신년까지 계속되리라... 고통을 마주해봐야 진정..

그래도 파란 하늘이었다

날짜 : 2023년 12월 23일 (토) 동행인 : 초원 긴긴 터널속 같은 미로를 빠져나와 사람냄새 가득한 시장통 같은 세상을 보고싶었다. 높은 강남골 신전에서 아스클레피오스 를 뵙고나니 이조의 육조거리와 궁전을 걷고 싶었다. 일박서산 이니 발길 닿는대로 사람의 나라로 향했다. 즐겨찾던 정동거리는 스산했고 시청사에는 제단과 운동장 그리고 소원의 트리가 조화의 멋을 잃고 있었다. 젊은시절 숱한 추억이 묻어있는 소공동 지하도를 지나 명동입구에 선다. 인파와 포차가 어우러져 사람냄새가 진동하는 명동길을 걸었다, 옛 국립극장 주변엔 숱한 금융회사가 있었고, 매일 출근하다시피 했었지....그때엔 거의 모든회사들이 "하루자금"으로 연명할때도 있었거든...., 또한 체류가스 산발할때는 분노의 노래도 합창한 자칭 "넥..

진실

관악산 학바위봉(5봉)을 오르면서 바라본 대한민국의 산천은 아름다웠다. 안양,과천, 서울의 서남부, 인천, 서해바다가 푸르른 6월에 다가서니 푸른 청춘의 나라가 펼쳐진다, 문득 예전에 읽었던 몇몇 소설이 생각나서 독후감 쓰는 심정으로 감상을 적어본다. 서릿발 치는 늦가을까지 진실을 지켜가는 국화꽃의 꽃말이 생각나는 산행길이다. 1. 현해탄 건너 부산항으로 향하는 관부선에서 바라보이는 부산의 밤하늘은 고요하고 섬광같은 무서운 세상이었다, 선창에 선 여인은 정신을 가다듬는다, 그리고 깊은 숨을 들이마신다.... 잠시후 차디찬 바다에 몸을 던진다. 갈메기 잠든 밤바다에서 처연한 진실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잘못이 없어예... 내 잘못이 아니라예" 라는..... 2. 좌익 인물은 순결/ 우익은 패륜 이..

시진핑의 중국은 악마의 길로 가는가?

내가 젊은시절, 한중수교전 수차례 중국을 방문했을 때에... 또한 수교후 한,미,중 합작. 한국 단독 투자시 의 중국과현재의 중국은 완전 다른 상황이다. 잠시동안이 나마내가 가졌던 중국이란 나라의 선한 생각을 접으며......문화일보 기사(박세영 기자)를 기억하고 싶다. 영상] ‘끌려가듯 공개퇴장’ 후진타오, ‘무심한 표정’ 시진핑에 무슨 말?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 주석 퇴장 장면 카메라에 그대로 중계 현장서 시진핑·리커창과 짧은 대화도 중국에서 관련 영상, 사진 모두 삭제 신화사, 영문으로 트위터에 “건강 문제로 후진타오 전 주석 중간에 퇴장” 대외 해명  후진타오(胡錦濤·80) 전 중국 국가 주석이 22일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진행된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

관악,삼성산의 가을준비

비가 올것 같다, 망설이다가 연휴 마지막날에서야 집을 나섰다. 자주 다니던 등로를 따라 준비물 없이 가벼운마음으로 산을 걸었다. "밀물이 도둑같이 살며시 밀려오는데.... 도롱이 쓴 어느 노옹은 갯골에서 나올줄을 모르고 한숨만 쉬고 있다.... 태산같은 어둠은 방구석을 짓누르는데... 새벽달과 늙은 숫닭은 무얼 하는지......" 대자연은 저마다의 일을 마감하는 신비로움이 가을의 문턱에서 이루어진다, "운명이라기에 앞서 장강 삼협의 원숭이" 생각에 울컥해진다, 길옆의 작은 열매와 꽃, 변색되어가는 나무, 먹구름속에 우울해지는 풍경...소소것 하나하나가 소중해 보인다. 내내 삼협 단장의 아픔이 눈가에 내리고 있었다. 유원지 - 비산능선 - 6봉갈림길 - 8봉 8봉계곡 - 무너미 - 삼성산 - 호랑이굴 - ..

登山八峰

8봉 밑의 샘터에서..... 8봉에 오르고 미로 따라 절냄새 맡으며 내려선다, 초라한 어느 샘터에 무심코 멈추었다. 30여전 부터 스치듯 무관심하게 지나쳐던 샘터다, 오늘따라 반갑고 정겹다. 나는 풍파에 밀려나서 추례하고 누추하게 변해가는데...... 이곳의 샘물은 예전 그대로 맑은 감로수를 토해내고 있었다. 어찌 지나버린 시간들의 이유를 기억이나 할까? 千山鳥飛絶 萬徑人跡滅 孤舟蓑笠翁 獨釣寒江雪 / 유종원 1960년대에 "영등포 산악회" 에서 개발, 관리해온 샘터임.

山中 의 회상

관악산 능선... 그래도 평화로웠다 전염병 확산이 공포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일부 지역에는 한파 주의보 까지 내려졌다고 하는데 아침의 날씨는 아릴정도로 차가웠다, 강한 바람까지 가세하고 간혹 음지에 쌓인 눈길이 위험한 때도 있었다. 익숙한 비산능선(헬기능선)을 따라 불성사에 이르고... 곧 이어서 8봉능선의 끝에 서 있다. 미끄럽고 쌀쌀했지만 파랗고 청명한 날씨가 위안을 준다, 지긋지긋한 중국발 대기질 현상이 없기에 기분이 좋다, 능선을 내려가다 5봉 근처 양지바른 나만의 아지트에 비닐텐트를 치고 휴식겸 점심을 먹는다. 시샘하듯 까마귀 몇마리가 같이 먹자며 위협하듯 소리를 지른다. 어젯밤 24회 동계 올림픽이 중국에서 열렸다, 전염병을 이겨내며, 혼신의 힘을 다해 꿈을 찾아, 헌신하는 젊음을 보고 싶었다..

하얀눈이 그리우면...

한계령을 위한 연가 / 문정희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 년 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이윽고 날이 어두워지면 풍요는 조금씩 공포로 변하고, 현실은 두려움의 색채를 드리우기 시작하지만 헬리콥터가 나타났을 때에도 나는 결코 손을 흔들지는 않으리. 헬리콥터가 눈 속에 갇힌 야생조들과 짐승들을 위해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시퍼렇게 살아 있는 젊은 심장을 향해 까아만 포탄을 뿌려대던 헬리콥터들이 고라니나 꿩들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자비롭게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