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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산에 올라....

2024년 갑진년에 첫 산에 오르면서....... 올해의 갑진년은 나에게 우울한 한해가 된것같다. 외로운 그믐밤을 보내고 의미없이 신년을 맞는것 같다, 그리움도 기다림도 애련함도 없이.... 산란한 회귀 연어마냥 멍한 상태에서 젊은날의 또 다른 나와 동행하면서, 꾹꾹 다져놓은 생노병사의 이야기와 수많가지 추억을 말하려, 늘 다니던 수리산을 찾는다. 능선 북벽의 하얀 잔설과 박새의 절박한 날개짖을 바라보며 힘차게 걷는다. 관모봉 가는 양지편에는 봉긋한 진달래가 곧 터질듯 야물게 부풀어 있고, 태을봉은 한적한 삼신산에 서 있는것 같았다, 태을이란 '말세의 병마를 내쫒아 개벽한다' 는 주문에서 생긴말 이라는데,....... 능선길을 걸으며 담배촌의 피난처를 생각하며 잠시동안 순교자들의 그림자와 소통한다, 대한..

설화 전설

산행일자 : 2024년 1월 28일(일) 산행날씨 : 구름 약간 산행구간 : 도마령 - 각호산 - 민주지산 - 석기봉 - 삼도봉 - 물한리 / 약14.5Km /6시간 쇼요 산행소감 2008년도, 우두령에서 민주지산, 도마령으로 산행적이 있다, 삼도봉은 서너번 지났고 물한리와 해인리도 낯익은 주막같은 곳이다, 이제 15년만에 다시오니 어찌 정담만 있겠는가? 나의 젊은 심사가 고스란이 배어있을 곳이다. "梅花님, 엄동설한에 얼마나 고생 많았나요? 매서운 추위에 맞서는 님의 용기에 갈채를 보내요, 봄은 멀리있지 않아요, 조금만 힘을 냅시다...." 라는 눈의여인(雪女)이 梅花에게 보낸 편지와 눈(雪)무덤에 핀 복수초의 恨이 생각나 설화의 터널이 막혀 버릴까봐...고요히 하얀세상에 묻히고 싶었다. 도마령에서 시..

백설연가

산행일자 : 2024년 1월 21일(일) 산행방법 : 친구와 함께... 행선지 : 미시령길쉼터- 소간령-마장터-흘림골갈림길-쉼터(6시간) 산행소감 가을 단풍길로 생각이 많은 사람들이 걷는 산책로다, 예전에는 흘림골에서 고성까지의 보부상 및 생선장수들의 장삿길이라고 한다. 고단했던 시절의 화전민들, 그리고 동학의 개벽사상도 꿈틀대던 길이었다고 한다. 산악구보등 군인들의 훈련장이 있었음을 알리는 정겨운 안내판을 마주하니 피끓는 청춘이 된듯하고, 좁은 길가의 성황당, 약수터에는 민초들의 땀냄새가 백설에 스며들고 있겠지.... 무심한 하늘에선 눈가루를 쉬임없이 내려주고 있다. 흰눈 쌓인 계곡에는 맑은 물이 마치 바둑 강아지 모양을 그리며 정겹게 흐르고 있다. 힐링의 상징인 침엽수림 지역을 지나니 텅빈 마장터집이..

관모봉,태을봉,수암봉

산행일자 : 2024년 1월 20일(토) 산행날씨 : 혼자서 진눈개비 맞으며 산행구간 : 명학바위 - 관모봉 - 태을봉 - 슬기쉼터 - 수암봉 - 창박골 / 6시간소요 10월이후 처음 찾은것 같다, 교통이 편리해서 자주 찾던곳인데... 힘든일을 겪고 있으니 이마져도 마음대로 안되네 그려...늦은 시간인 11시가 다되어 명학바위의 쉼터에 혼자서 주저 앉았다, 마음을 심란스럽게 가랑비가 내렸다. 코코넛 깔판과 테크가 안전한 사색과 산행을 돕는다, 가랑비는 진눈개비로 바뀌고 어는덧 관모봉에 선다, 관모봉은 눈꽃이 피어나는 설산으로 변해있다, 발 아레 안양시가 관악산과 수리산의 틈새에서 번영의 혼이 안개속에 빛나고 있다. 수리산 주봉인 태을봉 가는길은 하얀 눈꽃의 세상이다, 무아지경으로 태을봉에 다가서며 새해 ..

간월암, 해미읍성을 가다....

날짜 : 2024년 1월 18일(목) 들른곳 : 간월암 - 버드랜드 - 해미읍성 - 서해대교 카페(1950) 추억 여행길이다, 다행이 지인이 운전을 해줘서 편안하고 여유있는 여행길이 되었다. 행정구역은 서산시이고, 서산,당진,예산,홍성군의 서해안을 내포(內浦)라고 부른다. 예로부터 이지역은 세곡선이 지나는 갯골로 물쌀이 세어 선박의 좌초가 많았다고 한다, 지금도 인근 해역에서 보물급 도자기등이 발견되고 있음. 이곳 민중의 심성이 곧고 완고한 편이어서 예로부터 반골성향의 인물들이 많다고 한다. 최영장군,성삼문,추사,박헌영,윤봉길,한용운등... 또한 대천,웅천,만리포....등 지역이름이 크고(大) 龍,鳳이란 산과 바다의 이름이 많다,그래서 전국의 풍수인들의 화재가 되기도 한다고 한다, 남연군 묘지설화, 숨어..

8봉계곡길을 따라서....

산행일자 : 2024년 1월 14일(토) 산행구간 : 유원지 - 천진암길 - 상불암계곡 - 8봉계곡 - 8봉 - 불성사 - 헬기장 - 유원지 / 5시간 등로상태 : 계곡 및 음지에는 적설량이 많았음. 산행소감 2달만에 삼성.관악에 올랐다, 굳어있던 근육이 놀랄까봐 천천히 올라야만 했다. 달랑 김밥 한줄사서 유언지로 향했다, 벌써 부지런한 산꾼들 몇몇이 하산하고 있었다. 정말 행복하고 건강해 보였다...... 낯익은 천진암 계곡길을 지나 상불암 계곡을 내려선다. 잔설이 많아 미끄럽지만 지난번 마주친 들개들의 만남이 걱정이 된다. 다행히 들개들은 떼지어 다른곳으로 간것은 아닐까? 계곡을 포근하게 감싸안은 하얀눈이 너무 아름다웠다. 8봉계곡 초입에 들어서니 그제서야 사람들 소리가 난다, 계곡의 물소리, 노송의..

폼페이 유물전

관람일자 : 2024년 1월 16일(화) 관람장소 : The HYUNDAI Seoul ALT.1 폼페이 유물전 - 그대, 그곳에 있었다 - 오래전에 폼페이에 2번 가본적이 있다, 갑자기 당한 화산재로 묻혀버린 도시의 폐허에서 인간의 사랑과 영혼의 세계를 깊이 생각해본적이 있었다, 기회가 되어 당시의 찬란한 문화와 인간의 사랑을 마주하고 싶어 의미있게 관람했다. 그리스 로마의 문화가 공존하며 찬란한 문화를 꽃피우던 폼페이는 서기79년 8월24일 베수비오 화산 폭팔로 화산재로 뒤덮혀 순식간에 멸망하고 말았다. 1800년대의 발굴책임자, 고고학자인 "주세페 피오넬리"는 굳어진 구멍에 석고를 부어 "그곳에 사람이 있었다" 는것을 발견헀다. 전시는 크게 5개의 섹센으로 구성되어 아름다운 고대 그리스 로마 일대의 ..

雪中訪友 태백이여!

백두대간에서 가장 유연한 신령스런 산이다, 여럿이 또는 둘이서 여러번 오른적이 있어 감회가 깊다. 첩첩산중의 마루금이, 하얀 눈송이와 상고대의 순결함, 푸르른 생명의신 주목.... 그리고 민족의 혼이깃든 제전을 찾게되어 기쁘다 태백산 천제단은 하늘에 제사를 올리기 위해 돌을 쌓아 만든 제단이다. 천제단은 태백산 정상에 있는 천왕단을 중심으로 한 줄로 놓여 있다. 천왕단의 북쪽에 장군단이 있고, 천왕단의 남쪽에 하단이 있다. 천제단에서서 남쪽의 대간길을 바라보면 눈쌓인 마루금이 첩첩으로 다가와 황홀감이 느껴진다....예전에는 건너편에 비행기 폭격연습이 가끔씩 목격되기도 했었는데.... 태백산은 수천 년간 제천의식을 지내던 천제단과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 등 풍부한 문화자원과 야생화 군락지인 금대봉~대덕산 ..

산사로 가는길

2024년 1월 9일에.... 욕심에 이끌리는 마음을 다스려 본성을 회복하면 선한 행위를 할수있다. 그렇게 할수있는 사람이 덕을 쌓음과 가치있는 삶을 사는 사람이다. 하늘의 형상에 따라 태어났으며 타락의 원죄를 상속받은 몸인데....까짖 고해와 성사만으로 자유로워질수 있을까? 원죄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두려움 보다는 모든 고뇌를 훌훌털고 기쁨으로 마지막을 장식하는 이들도 많을진데.... 진무속 눈내리는 산사 가는길은 집착의 혼란스런 경지였다. 세밑의 두어달 동안 천형의 두려움에 인생의 단계를 얼마나 많이 헤아려 봤던가.... 김광석 노랫말의 "잊어야 한다면 잊혀지면 좋겠어...." 로 이어지는 노래를 얼마나 외치며 불러 보았던가... "寂滅" 의 뜻을... 전체로, 半으로, 아니 반에 半으로.... ..

Adieu 2023....

아침에 일어나니 오랜만에 하얀눈이 펑펑 내린다, 문틈으로 찬바람에 밀려오는 작은 눈송이는 달콤한 향내가 나는것 같다, 얼마만인가.... 습기를 잔득 머금은 묵직한 눈송이 들이다. 언제 녹을지 몰라 앞산으로 달렸다, 제발 변함없이 나를 기다려 줬으면 하고....아주 오래전 철원지방의 복계산,복주산을 산행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에 습기 가득 머금은 눈길과 설화터널을 걸었고, 습설의 멋과 위험을 함께 경험한 적이 있어서 감회가 새로웠다. 설화대신 할머니 머리카락같은 소나무를 만나고 아무도 가지않은 눈길을 걸으면서 이제 얼마 남지않은 23년을 보내며 향기나는 갑신년을 떠올려본다. 힘겹고 두려운 지금 이순간이 올해로서 끝이 난다면 좋으련만... 삶이란 여진 같아서 갑신년까지 계속되리라... 고통을 마주해봐야 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