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7산(광교산,청계산,관악산,삼성산)
산행일자 : 2009년 11월 7일 (토요일)
산행날씨 : 흐리고 구름,안개
산행경로 : 광교산,청계산에서 관악,삼성산까지
산행시간 : 07:00 ~ 22:10(15시간10분)
<<광교산 ~ 백운산 ~ 하오고개>>
산행을 시작하면서....
일그러진 일상이 식상하고,지나가는 가을정취가 아쉬워서,숨가쁜 역정에서 혼자만이 회한과 감상을 추억하고 싶어 무작정 산행을 하고싶었다. 다행이 인근 강남북에 장거리코스가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반딧불이에서 07시 정각에 출발한다, 지난6월에 이어 두 번째, 그동안 10여차례의 단골구간이기도하다, 늘 마음이무거울때면 달려왔던곳이 아니던가?오늘도 말없이 나를 받아준다.
잘 정돈된 등로를 따라 수북히 쌓인 낙엽길을 혼자 걸어간다, 정적을 깨며 살아있음을 과시하듯 광교터널의 차량불빛은 꼬리를 잇는다, 곧이어 주봉인 시루봉에 도착한다,
탁트인 시야와 광활하게 펼쳐진 화성벌, 역사속의 이상향이아니던가? 단풍이 지나간 자리에 억새가 대신한다, 하얀꽃잎 흩날리고 잎사귀 서로부벼 가을노래 부른다, “잘가라, 손 흔들고 서있는 억새, 가을저녁 그대가 흔드는 작별의 흰손수건에 내생애 가장 깨끗한 눈물을 적시고 싶다,” 라던 어느 싯귀가 생각난다.
백운산,바라산의 낙엽쌓인 처녀길을 혼자간다, 그리고 우담봉지나 이번 등로중 가장 평화롭고 아늑한 낙엽길을 만난다, 곰삭은 낙엽냄새가 향긋하다, 곱게물든 가을 잎새들이 산길에 뚝뚝 떨어진다, 그리움의 무게만큼이나 붉게 타올라 절정의 숨 몰아내고 땅에 눕는다, 내마음도 낙엽위에 내어준다.
<<하오고개 ~ 청계산 ~ 화물터미널>>
청계TG로 내려가는 길은 천주교 공동묘지를 옆에 끼고 간다, 상석의 꽃다발이 평화스럽지만 무섭기도 하다, 하오고개는 언제쯤이나 이어질까?, 억지 노래하며 청계T/G로 우회 해야만 했으니,,,. 늘 식사를 하던“유령식당”도 폐쇄되고, 간식으로 대강 배를채우고 공동묘지를 오른다, 수많은 죽엄들과 이야길 나눈다, 그리고 듣는다, “너의 산행길과 인생길이 무엇이 다르더냐?” 라고,,,,,,
국사봉오르는길, 무척 힘이 부치지만 정작 힘든것은 많은 인파의 무질서다,이수봉, 만경대, 매봉으로 이어지는 등로에는 차라리 야유회에 온듯한 생각이 든다, 옥녀봉 이후에서야 늦단풍과 황금색 낙엽길과 오후의 여유가 시작된다, 나도 불붙은 낙엽같이 산길이 되고싶다, 바람에 다 날려갈때까지 그렇게 무심하게 오후를 살아봤으면,,,
<<화물터미널 ~ 우면산 ~ 사당동>>
우면산, 비록 야트막한 동네산이지만, 국가방위의 상징인 참호들이 많지만, 아름답고 힘들었던 옛날을 보는것 같아 기분이 좋다, 소망탑 오르는길은 발목이 덮힐만큼 푹신한 낙엽길이다, 혼자만이 걷는길,,, 낙엽지고, 철새 가고, 벗들도 떠나가며, 슬픈 인연들이 얽혀진 계절이라도, 이 풍성한 가을에 묻어오는 것들은 무엇일가?사랑, 회한, 그리움, 아름다움.....
<<사당동 ~ 연주대 ~ 무너미고개>>
하산하는 산객들을 만나면서 어둠속 관악에 오른다, 구름이 많아 밝은달을 볼 수 없고, 서울의 아름다움도 느낄수가없다, 오로지 연주암의 불빛을 따라 또다른 나와의 대화로 마당바위, 관악문을 지난다, 마지막 연주대의 뒷벽 로프길을 따른다, 정상 1m지점에서 기진하여 휴식을 취한다. 눈아래 펼쳐진 관악산줄기는 고요하며 번뇌하는 연주암자의 독경소리는 지나온 역정을 되돌아보게 한다. 오봉에서의 늦은 식사, 그리고 곁들인 막걸리 한잔이 좋다, 아! 혼자여서 좋다, 적막해서 좋다, 얽기지 않아서 좋다, 참 평화롭다.
<<무너미고개 ~ 삼성산국기봉 ~ 2전망대 ~ 대림아파트>>
관악산을 뒤로하고 삼성산 능선을 오른다, 마지막 산을 오르니 오히려 힘이 솟는다, 야산때마다 mtb동호인들이 붐비던 철탑부근도 오늘따라 적막하다, 혼자이기에 더욱 적막하고, 적막하기에 마음또한 평화롭다.
삼막사의 향내를맡으며 국기봉에 오를즈음, 서박사로부터 전화가 온다, “ 이곳은 장대비가 오는데,,, 하며 걱정한다, 에이, 무신놈의 비야, 걱정 잡아매둬” 하고 가는데, 2~3분후, 정상에서 장대비를 맞는다. 절고개에서 비는그치고, 전망대를 지나 삼성초등학교에서 오늘의 산행을 종료한다. 혼자 걸으면서 마음에 닿는것이 하나 있었다, “이해될수 없는 경계와 경계사이에서의 서성거림, 이게 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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