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646

단풍축제

2024년 11월15일, 수목원을 찾아 떠나가는 가을을 배웅했다,다행히 한시적 공개로 가을전령 단풍을 맞이했다.빨간 마가목 열매와 노각나무의 얼룩무늬는 마음의 눈으로만 만났었지...... 나는 문득 단풍든 지금 세상이피빛 으로 물든 천국인가생각했다 곧 땅에 떨어져딍굴 단풍들이어쩌면 이리도야단 스러울까? (서울대 농생명대학 수목원에서...)

공지천 秋情

나는 공지천을 자주 찾는다. 북한강의 작은 지류이고 예전에는 동계체전의 스케이트 경기장 이었다. 하지만 그런 연유로 인한것은 아니지만 언제부터인지 힘들거나 기쁜일이 있을때는 나도 모르게 찾곤했던 정이든 멋진곳이다. 강물의 느린 흐름이 좋고, 메타세쿼이아의 황금색 단풍도 아름답다, 초저녁의 불빛의 다리밑 강물은 추정을 물씬 풍기는 외로움의 아름다움이었다. 추풍에 쏠려 중미도로, 의암호로...멀리 한강으로, 서해로 쉬임없이 흘려가고 싶다. 2년전 고운님 떠나보내는 종천지통을 감내해야했고, 작년에는 천형의 고통에서 몸부림쳤고.... 오늘은 혼주의 예로 왔으니...,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가? 하늘의 심판은 어떤것인가?  무엇이 벌이고 사인가? 인생길이 참 모질다.... 수많은 생각은 파란 하늘을 날고, ..

가을의 향기를 찾아서....

2024년 10월 19일(토)초가을 장대비가 그치더니 하늘이 더 높고 파래졌다. 하얀 뭉개구름이 백운창구를 그리며 여지없이 바깥으로 내몬다. 어디로 가야하나?  여행계획도 내려놓고 어찌할바를 몰라 마음만 급해지니.... 지금쯤 설악은 만산홍엽일테고 화악산,연인산,용문산을 어떻게 물들어가는지.... 20여년동안 10월달은 그곳에서만 들락거렸는데.... 올해는 모든것늘 내려 놓아야하니 아쉽고 허전하다. 호사다마가 싫어서 스스로 절제하고 있는것이지만........ 투구꽃,용담이,이질꽃,금강초롱 그리고 늦은 닻꽃도 단풍에 어우러져 안개구름에 몽환적 자태로 몸을 숨기고 있을텐데, 춘래불사춘 왕소군의 마음이 되어본다, 그래서 정동길이나 걷고싶어 찾았다가 덕수궁과 마주했다.

강원도 평창으로....

작년에 이어서 또다시 평창으로 여행을 떠났다, 가족끼리 6명이 유년시절 소풍가듯 들뜬 마음이지만 자유롭게 준비하며 9시경 집을 떠났다. 양평 휴게소에서 커피향 맡으며 동행인과 조우하면서 강원도 평창땅 여행이 시작 되었다. 2024년 10월 7일(월) / 맑음영동 고속도로로 진입, 진부IC로 나와 진부읍내 한정식 맛집에서  산채정식으로 맛있게 점심을 했다. 이 식당은 출장시 마다 들렀던 추억의 장소였다, 그때엔 할머니께서 챙겨주시고 1인당 4천원 있는데.... 지금은 할머니도 떠나시고 음식값도 1만8천원이니.... 참 많이도 변해 있었다. 식사후 "방아다리 약수터"로 향했다. 이곳은 전나무숲에 둘러쌓여 사시사철 시원한 피안처이고 철분이 함유된 약수물은 민간요법의 보물이라 전해진다. 예전에는 휴양시설이 있었..

가을산 나드리.....

다윗왕의 명언 "이 또한 지나가리라(This too shall pass away)" 는 오늘 같은날을 비유한 것은 아닌지... 어제 까지도 폭염에 열대야로 전국을 끓게 하였는데.... 까짖 빗방울 몇개에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되었네.  내가 자주 지나는 등로... 삼성산, 8봉능,8봉계곡으로 목적지 없이 돌아다녔네,  시원한 바람,  숲의 빛깔변화,  계곡의 하얀포말과 청정수의 풍요로움,  파란하늘,  흰구름...모두가 구만리 남쪽나라로 향하는 길 이었으리라... 만겹의 여름우정을 잊지말고 우아하게 가을을 맞아보자, 폭염의 태산같은 고통스러움도 푸로메테우스의 코카셔스 유희 만 하랴... 숲속이 예쁘게 익어갈때에 코카셔스의 유희를 따라 희생으로 보람됨을 찾아가는 사람이 되기를....

폭염.관악산

날짜 : 2024년 9월 15일(일)산행날씨 : 폭염, 높은습도산행구간 및 소요시간대림(아) - 사자바위 - 삼성산 깃대봉 - 무너미고개 - 학바위(5봉) - 철탑 - 8봉 - 불성사 - 수목원 - 유원지 / 6시간소요 산행소감열대야 때문에 선잠을 자고 한참을 망설이다가 산행을 결심한다. 곧 추석이 다가오는데 기념삼아 더위와 한판을 겨뤄보고 싶었다. 사자바위 오름은 최악이었다, 오가는 산님들도 거의 없고,,,푹푹 찌는 더위와 싸우며 바위끝에 선다.  너무 더워 학우봉은 포기, 우회해서 깃대봉을 올랐다. 삼성산의 주봉으로 오랜시절 나와 함께한 멋진 봉우리다. 삼막사를 바라보며 의연하게 산님들의 동무가 되어주는 산, 시원한 밤날에는 한번 찾아와 탁사발이라도 한잔 하고픈 생각이 든다. 무너미 고개를 내려서 급..

9월의 수리산

산행일자 : 2024년 9월 7일산행날씨 : 무더위 산행구간 및 소요시간명학바위(9:30) - 관모봉(10:31) - 태을봉(10: 58) - 슬기봉(11:55) - 수암봉(1:55) - 병목안(3:00) / 총 5시간 30분 소요) 산행소감지난주 관악산에 이어 폭염속 2번째 산행이다. 올해 여름이 내생전 가장 무덥고, 긴긴 짜증나는 힘겨운 날들이었다. 특히 산행을 할수없어서.... COVID 트라우마 때문에....., 객기로 보일까봐 참고 참다가 지난주 부터 산행길에 나섰다. 두어달 만에 명학바위에서 배낭과 채비를 완료하고 힘차게 수리산을 오른다. 그래도 "세월은 간다"듯이 등로의 밤나무는 벌써 알밤을 터트리고 있었다, 인생의 질곡같은 테크계단을 지나며 멋진 관모봉에 오른다. 붐비던 곳인데 한산하다, ..

蟾 . 蟬 . 그리고 나....

아침 산책길에 요즈음 보기드문 두꺼비를 만났다. 한동안 마주하고 있었지만 미동도 없었다, 옛부터 "은혜갚는 두꺼비" 라는 말이 생각나서 정중하게 교감하려 했지만 눈길도 주지않았다. 다만 5德의 文,淸,廉,儉,信을 겸비한 매미가 웃긴다며 지켜보고 있다. 참나무의 매미가 우렁찬 노랫소리로 우리만남을 시샘하고 있는듯하다. 매미의 노랫소리를 듣고 있는지 우람한 두꺼비는 부동의 자세로 두눈만 껌뻑거린다. 참 미묘한 모습이다, 나 도 끼어 셋이서 어느 여름날의 추억을 만들고 있었다. 염천의 나날이고... 습지도 없는것 같은데 두꺼비는 어디로 가야하나? 십여년만에 세상에 나온 매미는 곧 떠나야 하는 운명인것을... 슬퍼서 우는지 기뻐서 우는지.... 둘사이에 내가 끼어 세상일에 공감하려 하지만 신통력이 부족한가 보다..

소소한것들의 소중함이란...

지루한 장마가 계속되고 있다, 장마비가 작은 숲속의 주인들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무더위와 장마비는 사람의 소통을 단절해 버렸고 넓고 아늑한 숲길을 만들어 주었다. 오직 나 혼자 이른아침마다 숲길을 간다, 강풍만 불지않는다면..... 몇년간 땅속에서 기다려온 매미나방이 춤을추고... 예쁜 다람쥐를 몰아낸 청설모는 잣서리에 분주하고... 이를 지켜보는 까마귀는 잣 창고만 주시한다. 이름 모를 딱따구리는 생사의 나무를 귀신같이 구별하여 쪼아댄다, 여름 아침의 멋진 음율이지만 그속의 애벌래 생명은 날아간다... 연약한 규균식물인 노루발은 씨앗을 내리고 푸르게 자라나고 있다, 더디지만 건강하게 자라려무나....지렁이는 땅속보다 숲속이 좋은지....까치의 밥이 되어준다, 빗물에 패인 흙길에는 굴을 뚫다가 숨진 ..

김민기님을 추모하며....

IMF전, 어느날 동료직원이 마케팅 지혜를 얻어보자며, 10여명이 단체로 뮤지컬 공연을 관람하게 되었다. 대학로의 익숙한 소극장에서 '지하철1호선' 공연인데... 내게는 낯설고 희안한 장면이지만... 재미있고 역동적인, 또 우리들 삶이었다. 이때가 나의 뮤지컬공연 입문의 기회가 되었다. 관람후에, 동료의 소개로 극장주변의 h다방에서 김민기님을 마주한적이 있다. 공연의 총 연출을 맡으면서 깊은 고뇌와 상념을 느낄수가 있었던 짧은 만남이었다. 그 이후, 생활인으로 까맣게 그의 존재를 잊고 있었다, 다만 간간히 찾아들었던 "늙은 군인으...."라는 초저음의 노래를 들으며 우리세대의 군생활을 추억하기도 했는데.... 저녁뉴스 자막에 님의 부고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동시대의 고락을 함께한 사람으로써 고뇌에 찬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