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기/국 내 명 산

화악산중봉의 사색

하정초원 2012. 10. 22. 11:29

 

 

화악중봉의 가을산책

 

 

산행일자 : 2012년 10월 20일 (토)요일

산행날씨 : 맑음, 안개

산행방법 : 혼자서 조용하게

 

 

산행코스 및 구간별 소요시간

화악리 왕소나무출발(09:50) - 정상전 군사도로(12:18) - 화악산중봉(1,423.7m/12:37) - 언니통문봉(928m/14:31) - 38교갈림길(15:06) - 가림,약속의땅(15:29) 총5시간40분

 

<산행소감을 적으며>

“心經附註를 읽던나는 머리를 쳐들어 창밖을 내다보았다, 밝은 하늘을 배경으로 마당의 감은 빨갛게 익었다. 심경의 세계는 티끌의 세계가 아니고, 감과 하늘의 세계와 같고 高明한 세계였다. 생전에 太上立德이요, 其次立功, 其次立言이라 했는데 결국 나는 한일이 아무것도 없네......., 이 高明한 세계와 티끌의 세계만 맴돌았는지도 모르겠다.” <溫溪 이해>가 죽음을 앞두고 피토하는 심경으로 한말이다.

 

얼마 살지않은 내삶이지만 늘 이런마음으로 살고싶었다, 또한 요즘들어 아쉬운 시간들이 회한의 슬픔을 더한다,젊은시절 세상의 제물이된 친구가 그리워서, 흔적하나 못챙긴 죄 때문에, 감이 빨갛게 익어가는 계절이 오면, 빨간대추가 주렁주렁 달린 선술집에서의 마지막 형상이 가슴을 후벼판다. 친구와 함께했던 시간들을 추억하고 용서를 비는것이  산을 찾는이유일른지도 모른다.

 

(등로 초입의 계곡가 단풍)

왕소나무 정류장이 낯설지 않다, 단풍이 곱게들어 계곡물소리가 더욱 찰랑거리며 흐른다, 등산객은 몇사람 보이지만 초행자가 대부분이다, 대략 등산로를 설명해주고 앞서 나간다, 오늘은 애기봉능선으로 중봉에 오를까 했지만 수술후 처음산행이라 가급적 여유롭고 쉬운 계곡길을 택한다.

 

삼홍단풍이 병풍을치고, 가끔씩 꽃비를 내린다, 색색의 돛을단 조각배가 바윗돌을 넘나들며 유유히 흘러간다, 나도 감정이 이끄는대로 발길을 옮긴다, 파란하늘과 불타는 단풍 그리고 나, 셋이서 간다. 많은 생각에 눈물이 흐른다.

 

“거친생각과....., 위험하니가,, 사랑하니까 네곁에서 떠나줄꺼야, 아하..”하는 노래를 목청껏 불러본다, 그리고 친구가 좋아했던 노래도 불러보면서 계곡길을 간다, 메아리만 가까이서 다가올뿐 사람의 흔적과 소란스럼도 없다, 그냥 고요할뿐이다.

 

(산판의 고물차)

 

(만상의 홍엽)

급사면을 올라서니 낯익은 군사도로다, 건너편 군부대 건물은 새로 신축중이다, 그래 좀더 쾌적한 사병들의 보금자리가 되었으면 바란다, 콘크리트 길을 따르고 가파른 암봉을 오르니 정상인 중봉(1,423.7m)이다, 먼저 올랐는지 아무도 없다, 정상석을 부여잡고 사방을 둘러본다, 가슴이 탁트인다, 그냥 울고싶은 심정이다, 무언가가 심장속에서 튀어나올듯한 묘한 감정을 맞는다. 새로생긴 초소에는 상병계급장이 빛나는 멋진초병의 해맑은 모습이 참 멋지다.

 

(정상 못미쳐 군사도로 표지판)

 

중봉 정상표지석(1,23.7m)

 

(멀리보이는 응봉)

하산길은 가림(약속의땅)이다, 멋진 조무락골은 몇 번지났기에 이번에는 지루하더라도 능선길을 택한다, 물론 “약속의땅”이 무엇인지도 알아볼겸,,,,, 애기봉갈림길을 지나 참나무가 울창한 능선길을간다, 단풍과 바람과 새들과 교감하면서 혼자서 간다.

 

바람은 잉잉대고 암암한 허공을 달려오다가 나뭇가지끝에서 목을 맬때마다 나뭇닢들이 우수수떨어저 뒹군다,晩秋다, 비가오지 않는 날에도 나무닢이 하늘거리고 떨어져 바람에 쓸려다니는 계절이다, 비가 오고나면 한결 추워지리다, 내 마음도 무뎌저서 친구의 그리움도 잊혀질것이다.

 

(풍상속의 고목)

 

 

 

 

언니통문봉(928m)

 

(참나무숲의 단풍)

등로는 오르내림이 많아 힘이들지만 그래도 등줄기는 시원한 추풍에 즐거움을 맛본다, 조금은 지루했지만 국도가보이고 아름드리 잣나무가 벌채(?)인지 숱하게 내뒹굴고 있다, 왜 이렇게 슬픔죽엄의 형상을 하고 있는지.....

 

텅빈 민박집이 을씨년스럽다, 철시한 계곡가의 방갈로들과 어색한 하얀색의 퍠션들이 조금은 어수선하다, 그래도 말없이 흐르는 계곡물의 청아한 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아직 “약속의땅”이 무슨의미인지 모른다. 못다한 생각은 다음으로 미루며 정다운 오늘산행을 접는다.

 

 

삼각점(일동306)

 

(마지막 38교 갈림길 이정표)
(이것이 무엇인고? 낭떨어지에 2곳에 안락의자가 있음,혹시 산림욕의자?)

 

(마지막 이정표)

 

(가림 날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