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길이 여행길로 바뀌었네!!!
여행일자 : 2011년 11월 28일~ 29일(2일간)
날씨 : 출발시 이슬비,현지에는 계속비,흐림
함께한사람들 : 자주만나는 친구들(총 5 명)
산행?(여행코스)
서울 출발 - 설악산 한계령 (궂은비로 선회) - 설악산 미시령 - 고성 통일전망대 - 천년고찰 건봉사 - 고성군 콘도단지(1박) - 주문진어시장 - 소금강 - 오대산 방아다리 - 봉평마을 - 귀경
<여행 소감을 적으면서>
오랜만에 친구들과의 산행이다, 아니 결국은 우중여행이 되었지만 산행보다 귀한 송년모임이 된것같아 여간 기쁜일이 아니다, 이제 모든 지지대를 내려놓는 , 노루꼬리같은 겨울햇볕이 토방을 넘어가는 아쉬운 순간에 선,우리들이 아니던가? 배추벌래가 틀어앉아 배추속을 다 파먹고 달아나는것을...., 날개가 나서 날아가는것을,,, 손이 있어 잡을수 있나, 발이 있어 쫓아갈수가가 있나.....,
누굴 원망하랴, 구멍숭숭 뚫린 잎패랭이나 너덜거리면서 한세상 살아가야지.... 하는 어느 소설에서 배추를 비유한 체념의 말이 생각나는,,,, 지금 우리들이 하고있는 가슴아픈말이 아닐까?
일단은 계획대로 설악의 주전골과 흘림골을 산행키로하고 길을 떠나는데, 어찌 날씨가 사나와 진다, 기상청 예보에는 비가 오지 않는다고 했는데, 춘천, 홍천, 인제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며 한계령으로 향하는데 장대비로 변한다, 아마도 산행은 포기해야 할것같고,, 에라 더 높이 미시령에 올라 어쩌면 하얀눈도 볼수 있지 않겠나? 하고 다시 되돌아 미시령에 오른다.
옛날 자주들르던곳, 대간종주때는 새벽이슬맞으면서 숨어가던 저 능선길 아름답다, 언제부턴가 폐쇄되어버린 휴게소는 유령같고,험한 빗줄기는 어디가고 구름에 휘감긴 산허리만 멋져보인다, 천상에서 내려온 속초에는 보슬비만 처량하게 보슬거리는데,,,,, 어디로 가야하나? 성난 푸른 파도나 보면서 동해안을 타고 북쪽으로 향한다.
관동8경 청간정을 찾는다, 어허라!!! 보수공사로 달랑 주춧돌만 남아있네,,,아쉬움을 뒤로하고 화진포를 지나 최북단 고성 통일 전망대를 찾는다, 귀신곡하게 주차비와 입장료를 받는다, 통일, 안보의 교육장이 아닌가? 그런데 입장료라니,,, 예전에는 무료인것 같았는데,,, 아마도 관광지로 변했는 모양이지....
10여년만에 찾은 이곳, 입구에는 남북출입국 관리사무소와 기차역, 그리고 북한 온정리로 가는 확트인 도로가 새로생긴 시설물들이다, 북으로가는 철도, 이것도 새로 가설된 것이다, 모두 우리 세금으로,,,,,, 그러나 지금은 유령같이 으시시하고 거품처럼 공해보임이 어쩨 측은한 마음마져든다,,,,,
출입을 관리하는 초병의 눈빛이 강렬하다, 그리고 멋지다, 허전하고 아쉬운 심정으로 북녘땅을 바라보고 바램을 날려보낸다, " 서로 손잡고 웃으며 살자" 고..... 돌아오는길이 너무나 허전하다, 뭔가를 잊은것 같기에 즉흥적으로 방향을 돌린다, 건봉사를 찾아보기로 한다.
민간인 출입금지구역인지, 인적이 없는 산속으로 들어가니 무슨 커다란 저수지가 나오고, 이어서 군사시설들이 보이더니, 초병들이 가로막는다, 2중으로 검문을 한뒤에 출입을 허가한다, 그리고 도착한 건봉사 전경에 혀를 내둘른다, 그 규모가 엄청나다, 불이문을 지나며 사지의 규모가 익산, 충주의 미륵사지보다도 커 보인다,.
남북한 4대사찰의 하나로 6.25전쟁시 치열한 전투현장이었으며 그때 완전히 소실된것을 조금씩 중건하는 중이라니.... 이 산골이 요새였다니....., 통도사의 부처님 진신사리를 왜놈들이 훔쳐간것을 사명대사가 찾아와서 이곳에 봉안했다 전해지고 있으며 월정사,법흥사, 정암사, 통도사와 더불어 사리가 모셔진 적멸보궁이란다, 유서싶고 멋진 풍광을 뒤로한다, 나중에 다시한번 찾기로하고,,,,,,
숙소에서 일찍 일어난다, 문을 열어보니 굵어진 장대비가,,,,, 이왕에 비가내리려면 날씨라도 추워야지, 그래야 하얀 눈이라도 맞을것을 ,,,, 모두들 아쉬움으로 힘이 없다, 어제마신 술기운이 여전한데 그래도 떠나야지,,,소금강으로 향한다, 혹시 오대산 부근에는 오를수있는 곳이라도 기대하면서,,, 진고개를 거쳐 월정사에 닿는다, 다행이 비가 멈춘다, 그리고 우리는 오대산 남쪽줄기에 숨어앉은 방아다리숲속으로 향한다.
쭉쭉뻗은 전나무숲에서 한기를 품고, 알싸한 약수가 폐부깊숙히 한을 전한다, 잠시 어지럽던 환상들을 저버리고 깨끗한 마음을 다져잡는다, 참 시원하다, 새로생긴 산간도로를 따라 속사에 도착하고 이어서 효석의 고향,봉평마을에 닿는다, 농촌마을이 이젠 상업지역으로 변해버린것,, 정겨움과 푸근함이 없어진 또하나의 변화가 가슴아프다, 개발이란것 역시 이곳도 피하지못하네그려......,
하얀 꽃이 만발한 메밀밭을 서성이는 어머니를 만난다, 척박한 밭귀퉁이에서 당신손에 하얗게 자라나던 메밀꽃,하얀가루, 맷돌소리, 아니 당신의 숨소리가 내 귀에 들림니다, 오늘따라 당신이 보고싶습니다, 가슴속 뜨거운 눈물로 메밀음식을 말아먹으면서 발길을 돌림니다, 그리고 장대비를 뚫고 서울에 도착합니다,친구들이여!!! 고맙네이, 좋은 여행이었네, 언젠가 이루지못한 동해안 일주를 꿈꾸며 건강하게 잘있네나,,, 고마웠다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