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적한 표정으로 중얼거리는 아들의 이야기를 들을때마다 내마음은 이미 알고 있어요.아들을 위해 내가 아무것도 해 줄수가 없다는 것을요. 그래도 나는 아들의 고단한 이야기에 귀를 귀울여요. 아직도 소년같은 아들의 눈을 바라보면서.거칠어진 아들의 손을 다정히 잡아주며.가만가만 고개를 끄덕여 주기도 하고때로는 웃음을 건네기도 하면서 그냥 들어주기만해요.
나는 알고 있거든요, 이미 어른이 된 아들을 위해내가 해 줄수있는 일이 더는 없다는것을...해결해 줄 수는 없으나 들어줄수는 있다는것을....잘 알고 있거든요.
아들도 이미 알고 있을거예요.모든 문제는 자신의 몫이며 해결하는 방법도 스스로 해아야 한다는 걸을요.그래도 말하고 싶을 거예요, 말하면서 길을 묻고 싶은거죠. 길은 언제나 자신안에 있다는것을.....아들도 이미 잘 알고 있어요.
엄마니까, 엄마를 향하여....그냥 중얼거리고 싶은거죠. 중얼거리다 보면 어렴풋이 길이 보이기도 할 테고,여전히 길이 보이지 않고 막막하더라도 무거웠던 마음이 조금쯤 가벼워지기는 하겠지요.
아들의 이야기들이 안타깝고 안스럽기도 하지만나는 알아요, 아들은 이미 한사람의 어른이고 엄마에게 기대기 위해서가 아니라 잠시 마음을 쉬기 위해 엄마의 어깨를 빌리는 것임을. 기꺼이 들어주고,어깨를 빌려주며 나는 고개를 끄떡이기만 해요.그래, 그래.. 네 곁에는 엄마가 있어, 네 손 을 잡아주는 엄마가 있어, 함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놓이는 엄마가 있어.
아들도 알고 있어요, 곁에 늘 엄마가 있다는것을, 엄마의 사랑과 믿음으로 다시 일어 설수 있다는것을, 엄마가 바로 자신의 수호천사란 것을.....아들아 외로워 하지마라, 엄마가 있다는것을.....하느님께 간절히 기도하마잘 이겨 내기를.....
2005년 9월 11일
이등병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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