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떠나고 난 휑한 자리에 장맛비가 쏟아졌다
아껴두었던 눈물 쏟아내기라도 하듯이
서럽게 펑펑 쏟아지다가
그 사이로 반짝 해가 비칠때면
아프게 생살을 꼬집기라도 하듯
사진속 그대 환한 미소가 떠오르기도 했다.
나직한 슬픔으로 비가 내릴때마다
아가...아가...목메어 울부짖던 엄마 목소리와
무너저 내려앉던 아버지의 어깨가 떠오르고
해맑은 누이의 눈에서 흘러내리던 눈물이
무심한 시간의 손끝을 타고 흘러내렸다
함께 밥먹고 함께 잠자던 전우들의
앙다문 입술사이로 새어나오던 흐느낌도
빗물을 타고 다시 흘러내렸다
다행이다,그대들을 물가에 묻지 않아서......,
비가와도 젖지않는 가슴에 고이 묻어두고
잊지않으마,미안한 마음 잊지않고
사랑의 마음도 고이 간직하리니
그대들도 이제 그만 설운 마음 떨치고 가라.
이생에서의 고단한짐 훌훌벗고 떠나거라
슬픔은 남은자들의 몫이다
그대들의 영혼을 위해 울고 다독이며
그대들의 빈자리 아픔으로 메워가는것도
남은 자들의 몫이며
쓰라린 상처를 어루만지며 치유하는것도
이제 남은 자들의 몫이다.
훌훌 털고 가거라
폭우가 쏟아저도 젖지않는 하늘옷 입었으니
슬픔의 그림자 미련없이 떨치고 가서 편히 쉬어라.
이생에서 못다한 청춘 마음껏 누리고 즐겨라
이제 우리는 그대들을 위해 울지 않으리
마지막으로 서러운 경례를 바치며
그대 향한 사랑만 기억하리라
눈부시게 떠오르는 7월의 햇살처럼
오래오래 아끼고 사랑하리라.
2005년 7월 18일
---- 새내기 이등병 엄마가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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