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이등병 엄마의 글
유월의 숲은 일렁이는 초록바람과 뻐꾸기 울음소리로 가득합니다. 아들을 만나러 가는길.........뻐꾸기 울음소리 마저도
싱그러운 초록빛갈이라는 것을 비로서 깨닫습니다.
분홍꽃 지고, 노란꽃송이 무심히 떨어진 자리에 자잘한 흰꽃들이 듬성 듬성 피어있고 수많가지 초록빛갈들이저마다의 아픔으로 여물어저가는 유월의 산과들이 눈이 시리도록 곱습니다.
지난계절의 청보리밭은 꿈인듯 사라지고그자리에 어린모들이 나란히 줄지어 있는것이어리디 어린 군인들 같아 마음이 아립니다. 아직 모내기가 덜끝난 무논 곁에서 말없이 기다리고 서있는 연초록 모판이반듯하게 각잡힌 훈련병들 처럼애틋해 보이기도 합니다.
어린모들이 한여름 뙤약볕 받으며 푸르른 벼포기로 자라나듯이 이땅의 군인들도 뙤약볕같은 고단함을 견디며 나날이 푸르러지고 강인해지겠지요 아들과 나는 전생에 무슨인연으로 이생에서 부모가 되고 자식이 되었을까요? 얼마나 모질고 슬픈 인연 이었기에 차마 손놓지 못하고 이렇게 이어저 있는 것일까요? 햇살마저도 초록빛으로 찰랑대는 유월의 숲에서 아들에게 눈물 아롱거리는 초록빛 연서를 씁니다.
사랑한다, 아들아,너는 세상에서 가장고운 초록바람 이란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않을 초록세상에서 가장고운 초록빛깔로 반짝이는세상에서 가장 눈부신 희망이란다. 아들아,너는 나에게세상에서 가장 눈물겨운 생명이란다.
2005년.6월 14일씀
---어느이병 엄마의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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