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꽃, 벗꽃이 흐느러지게 피었고 외씨버선 같은 목련도 파란 하늘에 하늘거린다. 어느날 홀연히 떠나신 고운님을 뵈우러 새봄 여행길에 나섰다. 다 하지못한 정성에 부끄러움을 느끼며 용서를 빌었다. 그리고 인연의 그리움을 찾아 추억여행을 시작했다.
흔적없는 성구미 포구
서해에 있는 작은포구, 오밀조밀한 옛어촌락, 좁은길목, 작은 백사장, 그리고 손바닥만한 포구.... 인연이 많은 나의 안식처였다. 지인과와의 조개구이, 혼자만의 쮸꾸미구이, 작은동산에서 일몰보기, 고운님과의 해변속삭임......
이제 그흔적은 바람처럼 사라졌다, 근처에서 내비가 꺼지고 한참을 헤매이다 성구미의 소멸을 들었다, 건설에 비켜난 또는 소멸의 현장이 슬폈다. 바뀐 포구는 푸르렀지만 바라보는 마음속은 잿빛이었다.
춤추는 장고항 포구
석문 방조제 끝에 위치한 장고항 포구는 역동적이었다, 주말에 있을 '실치축제' 준비에 한창이다. 포구에는 예쁜 하얀선박들이 마치 소렌토의 요트장 처럼 낭만적인 모습이다, 해넘이를 기다리며 쌍봉밑에 스치는 하얀파도는 자유의 힘이었다.
장고항의 명물인 '실치회'에 먹걸리 한잔하며 친구들을 생각한다, 10여년전 까지도 4명의 친구들은 매년 이곳에 와서 실치회를 먹는다고 자랑(?)했는데...두 친구는 예쁜 작은배를 타고 멀리 떠나버렸다, 썰물 파도에 내 눈물을 떨구며 물 그림을 그려본다.
공세리 성당(聖地)
수십번 지나쳤고 서너번 방문했던 성당을 찾아서 행복했고 사순절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이세상 나의 모든 지인들과 새로 만들어진 효재가족, 봄이의 세상을 위해...."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라며, 목련꽃 그늘 아래서 4월의 노래를 불렀다.
126년(프랑스 드비즈 신부 설립)의 유서깊은 성당으로 충남 지정기념물 144호로 지정되었다, 수령350년이 넘는 국가 보호수가 4그루 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이다.
32명의 순교자를 모신 성당이다, 박해시대 내포지방은 천주교 신앙의 요충지로, 많은 신자들이 이곳에서 붙잡혀 끌려갔던 박해의 포구 입구였다.
성당 인근의 부지는 충청일대의 세곡을 저정하던 '공세곶창고지' 였다, 성종때 부터 세곡해운창을 설치 운영했던 곳이다. 또한 1895년 드비즈 신부님이 고약을 만들어 무료 배급했고 이를 도왔던 이명래(요한)에게 전수, 향후 "이명래고약"이란 이름으로 전국에 보급하였다.
영화와 드라마 촬영장소로 제공되었을 뿐만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성스러운 성당에서 십자가의 길을 걸으며 기도하며 순교자들의 외침도 들었다, 영광스런 마음으로, 단단한 다짐으로 석양의 벗꽃과 목련꽃 아래서 4월의 노래를 목청껏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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