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자 : 2024년 6월 3일(월)
산행날씨 : 태양의 6월, 쾌청함
산행방법 : 혼자서...
산행구간 및 소요시간
희운각(05:15) - 신선대(05:50) - 1275봉(07:42) - 나한봉(09;18) - 마등령3거리(09;35) - 오세암(10;32) - 만경대(11:00) - 수렴동대피소(13;29) - 백담사(13;37)
산행소감
숲속의 안식처... 새벽4시에 밖에 나갔다, 차가운 바람이 폐부에 닿는다, 까만 하늘에는 조각달, 북두칠성과 은하수가 은하쇼를 하고 있었다. 전망대에서 신선대 방향의 장엄한 일출을 맞는다. 잠시 집착의 번뇌를 놓으며 내업의 용서를 빌어본다.
누룽지로 가볍게 식사를 하고 5시15분에 대피소를 떠나 공룡능으로 향한다, 선행자들의 소음을 신호삼아 첫 급사면 걷기가 생각보다 몸이 가볍고 기분도 좋다. 신선봉에 오르니 공룡의 용트림이 붕정만리 나의길을 인도해준다. 동해바다, 대청봉,서북능선,용아능,안산, 화채봉,마등령,황철봉으로 멀리 금강산까지 장쾌하게 공룡능이 이어진다.
솜다리를 만나 눈으로 마음으로 몇번이고 깊이 새겨둔다, 작년보다 발육이 좋지않자만 미친듯이 암벽에 올라 한참을 바라보았다, 능선암릉 곳곳에 노란모자 쓰고 빙긋이 웃던 솜다리의 추억에 가슴이 먹먹했다. 이번이 마지막일까? 슬펐다.
1275봉, 범봉,희야봉...신선봉에서 삼형제봉, 천화대를 잇는 흑범,염라.석주길이 눈앞에 다가온다...가슴깊이 쌓여진 설악골의 추억을 보듬으며 1275봉 아래에 도착한다. 1275봉에 올라 천화대와 솜다리도 보고싶지만 암벽을 바라보니 시시푸스의 형벌이 생각난다, 지루한 형벌... 나의 일상이 아니었나?
큰새봉 맞기는 힘겨웠지만 설악세상의 황홀경 이었고...나한봉에 서서 내 삶길 만큼이나 골곡이 많은 공룡능에서 여러 상념이 교차한다. 드디어 마등령삼거리.... 예전에 있던 독수리상은 흔적도없고 오로지 핸드폰 통신이 가능했던 곳에 붉은 앵초가 요염하게 웃고있었다.
앵초와 함박꽃의 환대속에 오세암에 도착, 동자승의 미소를 느끼며 엄숙하게 부처의 자비를 구해본다. 한적한 경내를 지나 만경대에 올랐다. 설악능의 우람함과 계곡 속살의 수려함이 조망된다, 1275봉아래 석주비, 용아능의 JH비, H님을 추억해보며 암릉에 기대어 넋을 놓는다. 마지막이 될 공룡능은 나의 낭만이었고 그리움이었다.
"굽이져 흰띠두른 능선길 따라"....라는 설악가 부르며 지났던 옥색의 백담물은 지금도 유유히 흘렀다,함깨 걷던 동무들을 마음으로 해후하니 눈이 시리도록 그리움이 다가온다, 신세졌던 수렴동대피소을 지나고 드디어 산행의 끝, 백담사에 도착한다. 고마움이여, 추억이여,그리움이여.... 오롯이 모든것을 설악에 놓고 간다.
첨어
1. 쾌청한 날씨였고, 등로상태 양호함
2. 솜다리와 앵초의 발육상테가 좋지못함
3. 만경대 출입 금지선이 설치되어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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