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령,대청봉,공룡능도 여름을 비껴서고 있었다.
산행일자 : 2017년 8월 25일~26일(2일간)
산행날씨 : 구름약간,바람서늘, 계속된 비로 습하며 등로도 미끄러움.
산행구간 및 소요시간
1일차(8월25일) : 한계령 출발(09:00) - 끝청(13:40) - 중청대피소(14:20) - 대청봉(14:37) - 희운각(16:26)
2일차(8월26일) : 희운각출발(05:00) - 1275봉(06:53) - 마등령안부(08:31) - 비선대(11:17)
산 행 소 감
몇일간 계속된 비 때문에 얼마나 마음 졸였는지 모른다. 지난 5월 산행중 등산화 파열로 도중하차 한 일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대행중 날씨도 좋을것 같고..... 약속된 동서울 터미널에서 6시30분발 버스에 올랐다. 원통 정류장에 잠깐 쉬는 틈에 점심용 막걸리 1병도 준비했다.
한계령에 도착하니 차가운 기운의 바람이 고맙다, 몇명의 사람들은 산행준비를 하고.... 매장 몇곳에는 영업을 시작 했다, 필요한 물건들을 구입하는 사람들도 있고....주차장은 텅빈채로 다소 을씨년스런 모습이다. 안전산행을 다짐하면서 정각 9시에 한계령 계단을 올랐다.
한계령 위령탑에 묵념하며 탑뒷면에 순직한 군인들의 이름을 읽어본다, 한계령을 넘을때는 늘 습관처럼 하는 나의 행동이다. 그런데 아쉬운 마음은... 순직 군인들 이름 끝에 위령탑을 세운 ㅇ군단장 이름이 인위적으로 지워져 있다. 이유야 있겠지만 왜 그래야만 하는지....
어제까지도 비가 왔기에 등로는 잔뜩 물기를 머금고....작은 계곡마다 물소리가 우렁차다, 가을날씨처럼 서늘함이, 비껴서는 여름의 뒷모습을 보는것 같다. 한계령 3거리의 다람쥐들은 자기가 사람인줄 아는지 등산객들의 배낭을 뒤적거리며 아양(?)을 떤다....한계령 능산에서 보이는 설악은 가히 장관이다. 귀때기청, 안산이... 남쪽의 점봉산이 대간길을 이어가고, 대청봉과 수렴동 계곡을 경계로... 용아장, 공룡능이 위용을 자랑한다.
곧 없어질 중청대피소를 뒤로하고 대청봉에 선다. 동해바다의 하얀 파도가 너울거리는것 같다. 고도인 울산바위와 천불동 계곡,, 천화대의 수려함을 건너편 화채봉이 부러워하는 모습이다....마냥서서 설악의 자태에 흠뻑 취하고 만다. 마음 한구석에 똬리를 튼채 사라지지 않는 그 무엇이 ... 지금 대청에 서있는 가치에 무너지고 있음을 느낀다.
60년대, 영웅들이 잠들었던 건너편 죽음의 계곡을 바라보면서 희운각에 도착한다.예전에 비하여 편리해진 주변환경에 기분 좋다. 준비해간 소고기와 야채를 넣은 샤브샤브 요리에 늦은 여름밤의 만찬이 되고........ 아침은 나의 잠자리 버릇과 어떤사람의 코고는 소리에 완전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하지만 피곤함은 전혀 느끼지 못한다.
5시에 공룡능에 접어든다, 혹시 있을수 있는 멧돼지의 조우를 염려하면서.... 큰소리로 노래도 불러보지만.....신선봉을 지나면서 동해일출이 시작된다, 구름이 많아 또렷하지는 않지만....1275봉에서야 건너편에서 오는 산꾼들을 만난다, 배낭을 내려놓고 천화대를 보려고 암봉을 오르려다가 그만 두었다, 올때마다 암봉을 올랐는데 오늘은 왜지 마음이 내키지 않으니....대신 주변에 솜다리라도 찾아보는데....
나한봉을 지난 오세암 갈림길인 마등령 안부에 도착한다, 명물인 옛 독수리상은 없어진지 오래고.....오세암길은 공사관계로 통행이 금지되었다는 안내판이 있다, 수렴동, 백담사로 하산 하려는 계획은 비선대로 변경할수 밖에 없었다, 마의 경삿길...그래도 유선대의 암벽등산중인 산꾼들의 노래소리를 들으며 비선대에 도착한다.
이틀동안 식사때를 제외하곤 한번도 배낭을 내려놓지 않고 걸을수 있는 주력과, 정신력에 다시한번 놀라움을 느끼면서 사고없이 안전산행을 도와준 설악산에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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