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이 생각나서....
그날도 운동장 한켠엔 이름모를 노란 꽃들이 따뜻한 봄햇살을 받아 낮잠을 청하고 있었고, 우리들은 호랑이 선생님의 선창에 따라 책을 읽고 있었다. 그런데 창가에 앉은 한 여자아이가 따뜻한 봄햇살아래 곤히 졸고있는게 보였다,
나는그 친구를 연필로 쿡쿡찔러 봤지만 반응이 없었다. 이내 그 친구는 앞으로 불려나가 벌을서게 되었는데, 벌중에 12번 벌인 "무릅꿇고 두손들어"였다, 삼십분 정도 지났을까? 그 친구의 무릅사이로 물이 흘러나오는것이 보였다, 난 온갖 인상을 다 찌푸리며 선생님의 시선을 끌어 그때 벌어진 사건을 눈치채게 하는데 주력했다.
순간, 선생님은 갑자기 책을 교탁위에 탁 엎으셨다, "이 놈들, 수업태도가 다들 뭐야, 모두 눈감아." 반 아이들은 갑자기 화를 내시는 호랑이 선생님의 호령에 영문도 모른채 눈을 감았다. "어쭈, 이 녀석보게, 앞에 나와서 벌쓰는 주제에 졸아?" 선생님은 반쯤담긴 양동이의 물을 그대로 그 친구의 머리위에 쏟아 부으셨다,
"쏴 아 아..." 비록 비에 젖은 새앙쥐 꼴이 되었지만, 그 친구의 얼굴엔 안도의 미소가 번지는 것을 나는 눈치챌수 있었다. 토요일 아침, 문뜩 어린시절이 생각난다, 천하를 얻은듯한 한 소녀의 미소와, 선생님의 재치와 너그러움이,,,, 나는, 왜? , 선생님같은 지혜와 넓은 마음을 가질수 없을까??? 해답을 찾아 조용히 산에 오르련다.
2008년 8월 29일 금요일국기봉 야산중에(3시간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