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 5

검단산 이야기

하남시의 랜드마크, 검단산에 올랐다. 한강 두물머리와 팔당댐의 푸르른 물줄기와 예봉산을 마주한 검단산은 언제나 평온하며 웅장한 느낌을 갖게한다. 철마다 변하는 한강의 빛깔과 물안개는 잊혀져가는 옛추억 처럼 언제나 아늑하다. 금강산에서, 검룡소에서 고단하게 흘러온 물줄기는 두물머리에서 커다란 한강을 만들고, 뗏목의 긴긴행렬은 청둥오리떼가 대신한다. 용문 가섭의 미소가 느껴지며, 예봉산,북한산, 멀리 화악산까지 신비스럽다. 몇일전 내린 설화와 물안개가 멋지게 조화를 이룬다. 선각자 유길준의 묘, 앵자봉의 이벽, 두물머리 다산, 양근의 순암, 그리고 철신형제들.... 실학자와 개벽의 선각자들의 몸부림과 외침을 검단산을 알고 있으리....비록 지금은 一雁高空의 심경이지만 선각자들의 삶을 기억하며 살아가리라.....

삼성산 樹氷.....

아침에 일어나니 세상은 하얗게 변해있었다. 터벅터벅 혼자서 눈길을 걸었다, 상고대는 아니지만 멋진 설화신을 만나고 숲속에서 수천년만에 한번 봄직한 스노우 몬스터 를 만났다, 늘 푸르던 소나무가 귀여운 몬스타로 변해 있었다. 삼성산 주변의 작은 계곡에서는 봄의 전령, 물소리가 백설에 골짜기를 만들며 세상을 바꾸려하고 있었다...삼막사 북벽에는 고드름 과 설화가 눈길을 만들고 삼귀자 앞에는 노송이 백설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져 있네... "겨울사랑" /문정희님 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 머뭇거리지 말고 서성대지 말고 숨기지 말고 그냥 네 하얀 생애 속에 뛰어들어 따스한 겨울이 되고 싶다 천년 백설이 되고 싶다 (2024년 2월 22일(목) 삼성산 삼막사에서)

수리산에 올라....

2024년 갑진년에 첫 산에 오르면서....... 올해의 갑진년은 나에게 우울한 한해가 된것같다. 외로운 그믐밤을 보내고 의미없이 신년을 맞는것 같다, 그리움도 기다림도 애련함도 없이.... 산란한 회귀 연어마냥 멍한 상태에서 젊은날의 또 다른 나와 동행하면서, 꾹꾹 다져놓은 생노병사의 이야기와 수많가지 추억을 말하려, 늘 다니던 수리산을 찾는다. 능선 북벽의 하얀 잔설과 박새의 절박한 날개짖을 바라보며 힘차게 걷는다. 관모봉 가는 양지편에는 봉긋한 진달래가 곧 터질듯 야물게 부풀어 있고, 태을봉은 한적한 삼신산에 서 있는것 같았다, 태을이란 '말세의 병마를 내쫒아 개벽한다' 는 주문에서 생긴말 이라는데,....... 능선길을 걸으며 담배촌의 피난처를 생각하며 잠시동안 순교자들의 그림자와 소통한다, 대한..

설화 전설

산행일자 : 2024년 1월 28일(일) 산행날씨 : 구름 약간 산행구간 : 도마령 - 각호산 - 민주지산 - 석기봉 - 삼도봉 - 물한리 / 약14.5Km /6시간 쇼요 산행소감 2008년도, 우두령에서 민주지산, 도마령으로 산행적이 있다, 삼도봉은 서너번 지났고 물한리와 해인리도 낯익은 주막같은 곳이다, 이제 15년만에 다시오니 어찌 정담만 있겠는가? 나의 젊은 심사가 고스란이 배어있을 곳이다. "梅花님, 엄동설한에 얼마나 고생 많았나요? 매서운 추위에 맞서는 님의 용기에 갈채를 보내요, 봄은 멀리있지 않아요, 조금만 힘을 냅시다...." 라는 눈의여인(雪女)이 梅花에게 보낸 편지와 눈(雪)무덤에 핀 복수초의 恨이 생각나 설화의 터널이 막혀 버릴까봐...고요히 하얀세상에 묻히고 싶었다. 도마령에서 시..

백설연가

산행일자 : 2024년 1월 21일(일) 산행방법 : 친구와 함께... 행선지 : 미시령길쉼터- 소간령-마장터-흘림골갈림길-쉼터(6시간) 산행소감 가을 단풍길로 생각이 많은 사람들이 걷는 산책로다, 예전에는 흘림골에서 고성까지의 보부상 및 생선장수들의 장삿길이라고 한다. 고단했던 시절의 화전민들, 그리고 동학의 개벽사상도 꿈틀대던 길이었다고 한다. 산악구보등 군인들의 훈련장이 있었음을 알리는 정겨운 안내판을 마주하니 피끓는 청춘이 된듯하고, 좁은 길가의 성황당, 약수터에는 민초들의 땀냄새가 백설에 스며들고 있겠지.... 무심한 하늘에선 눈가루를 쉬임없이 내려주고 있다. 흰눈 쌓인 계곡에는 맑은 물이 마치 바둑 강아지 모양을 그리며 정겹게 흐르고 있다. 힐링의 상징인 침엽수림 지역을 지나니 텅빈 마장터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