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기/국 내 명 산

신록의 수리산

하정초원 2025. 5. 15. 10:15

산행일자 : 2025년 5월 13일(화)

산행날씨 : 맑음, 안개, 바람

 

산행소감

지난 주말에는 산행을 하지 못했다, 신록의 천상을 걸으며 주워진 행복을 자축해 보고싶어 수리산을 찾았다. 나이먹은 백수의 특권으로 평일에 가장 여유있게 산행하게 되었으니 만사가 감사한 일이네.....

 

관모봉(426.2m/10:00)

명학바위에서 10시에 출발한다, 아카시아꽃 꿀향기 맡으며 능선을 오른다.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100대명산이라 등로도 잘 정비되어 쉬임없이 마냥 걷기로 다짐한다, 방금 떠난 고라니의 배설물이 햇볕에 반짝인다. 147개 계단을 오르니 관모봉이다.

 

관모봉에서 바라본 관악산,청계산,광교산은 옅은 안개에 묻혀 몽환적이다, 정상의 돌틈사이로 오리나무의 하얀꽃이 바람에 흔들거린다, 아주 오래전에... 지인들과 자식들 데리고 올랐던 때가 생각난다. 이제는 이름없는 항구에 홀로 서있는 느낌이다.

 

태을봉(489.2m/11:40)

수리의 주봉인데 나하고 단 둘뿐이다, 신록의 천상에서 스스로 태을이 되어보고, 지난날의 많은 추억에 쌓인 메이-킹의 주인공도 되어보고 싶다, 5월의 시, 5월의 노래도 듣고싶다. 5월에 떠나간 나의 인연들과 이야기 하고싶어 울컥해진다.

 

덧없이 지나버린 시간들이 안개짙은 저앞, 서해의 어는 항구에 표루라도 하고 있었으면 좋으련만....능선길 곳곳에 또다른 집착의 한을 뿌려놓는다. 푸른능선 깊은곳엔 산화한 푸른옷의 영혼들이...., 저 아래 담뱃골에서는 하늘빛 순교자들이 웃으며 다가왔다.

 

수암봉(395m/14:00)

즐겨 바라보던 함백은 안개에 감추고 하소연할 서해도 푸른빛을 잃었다, 하지만 굳게 서있는 수암봉은 힘차게 뻗으며 서해와 한강을 갈라놓는다, 정맥길을 따르다 순교자 성지 갈림길에서 잠시 멈추고, 낡은 군부대 깃대에 마음의 태극기를 계양해본다. 푸르름의 5월에 노래도 부르고 시도 써 봐야겠다, 집착을 내던지려 내려서니....병목안에서 5시간의 산행을 종료한다.

 

관모봉
삼성산, 관악산
청계산. 광교산
태을봉
태을봉 삼각점
슬기봉. 군부대
.서해
수암봉
태을봉. 광교산
목단꽃
병목안 공원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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