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것들/인 연

山寺 의 추억

하정초원 2022. 3. 13. 13:26

上佛庵 老翁

2022년 3월 12일(토)요일에.......

오늘도 삼성산을 오르고 8봉을 올랐다, 등로 초입에는 산꾼들의 세상 이었는데.... 건천이 되어버린 8봉계곡은 적멸 이었다. 지난주에 능선길을 마주했기에 오늘은 계곡을 걸었다. 그래도 마지막 끝봉에 서서 산행자들의 등반모습을 지켜 보았다, 정면의 로프를 이용치 않고 좌측 암벽을 확보없이 오르는 사람들의..... 위험함 을 바라 보기만 했다.

 

불성사 내려가기전 12그루의 노송이 지켜주는 양지바른 곳에서  점심을 했다. 나도 늘 홀산 이지만 이곳의 노송도 변함없이 그 자리에  서있다. 외로움을 보듬듯이 마주하며 탁사발 한잔 마주쳤다.

 

오후4시의 관악산은 적막강산이다, 노래도 불러보고 외국어도 떠들어 본다, 四端七精 논쟁도 흉내내 보았다, 간섭없는 세상이 좋아 乘興而行으로  암자 우물앞에 서 있음을 느꼈고..... 정갈하게 샘물을 길어 가시는 노옹을 만났다, 오랜시절 부터 눈인사로 지내온 나만의 반가운 어른이다. 무심한 세월의 훼방인지.... 노옹의 배척인지.....언제 부터인가 알아보지 못하신다. 암자 마루에 앉아 나눴던 정담이 ....근처 손바닥밭을 일구시며 땀 흘리시던 옛날이 엇그제 처럼 지나가 버렸다.

 

나무의자에 혼자 앉아 멀리 광교산과 수리산을 바라 보았다, 서해 바다도.... 늘 저자리는 한결 같은데 나의 인연들은 하나둘 멀어져 갔고, 또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듯하다. 上壽를 지나신 모친 생각에 아틀라스 신의 처지가 되었다. 안수정등이라 했던가? 한치 앞을 모르고 꿀맛에 길들여진 내 자신 에게서 묘한 여운을 느꼈다. 노옹 이시여! 건강 하시고 행복 하소서....

'아름다운것들 > 인 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운님 보내면서.....  (0) 2022.11.26
공지천을 걸으면서......  (0) 2022.11.17
이 해인 修女님  (0) 2022.03.13
지학순 주교님  (0) 2022.02.23
지정환 신부님  (0) 2012.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