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며 쉬며 거닐며 생각하면서....
어제는 미세먼지로 하늘이 잿빛이었는데 오늘은 신이 내린만큼 맑고 푸르다. 배낭 하나 달랑 짊어지고 산에 오른다. 마주하는 몇몇 산행인을 마주할뿐 한적한 산행길 이었다. 불성사 계곡길은 하얀 폭포가 얼어붙은 거대한 빙판 이었고 고드름 과 포말 얼음이 계곡의 수호신인냥 우뚝했다. 적멸한 계곡옆의 잘 생긴 노송들을 하나둘...세어가며 가장 편안한 마음으로 텃새들과 조우했다.
불성사 뒷산의 양지 바른곳에서 산중 만찬을 한다, 가끔씩 와 보는 나만의 피안처 이다. 장엄한 8봉 능선을 따라 마지막봉에 선다, 終峰인 8봉의 의연함에 찬사를 보낸다, 건천이 되어버린 계곡과 무너미를 지나고 삼성산 진달래능선 옆 계곡길로 들어섰다. 이곳도 가끔 들르는 산꾼의 왕래가 거의 없는 골짜기다.
이곳은 오래전 어르신들 만남의 장소였을 것이다, 잘 조성된 돌무덤 쉼터, 주막집터 그리고 약수터 와 작은 계곡물이 흐르던 곳 이었을 것이다, 나는 이곳에 올때면 늘 쉼터에 앉아 옛 어르신들의 두런두런 세상사 이야기를 듣늣듯 했다, 약수터 사용준수 표지판은 쓰러져 있고 물줄기도 마른지 오래 되었다. 상류쯤의 마지막 샘터도 장마비에 훼손되어 초라하게 매몰 되어감에 애처로움을 느꼈다.
삼막사에 오르니 산꾼들이 보이지 않는다, 적멸한 산사는 그대로 인데 일주문에 걸린 원망과 분노의 글이 눈에 거슬렸다. 혜안으로 서로를 살펴 주었으면.... 하산길은 처음 지나는 길이다, 늘 한번 지나가리라 했던 마당바위 와 염불암길 사이에 있는 작은 능선인데.....암릉으로 이어지고 왕래가 뜸한 한적하고 위험한 등로 였다, 무속인인 기도터, 물건들이.... 거슬렸지만 자그만한 쉼터 와 샘터도 있어 운치가 있는 산길이었다, 산중 조우한 사람 없이 7시간의 산중주유.... 혼자만의 세상에서 자문자답 하면서 산중 옛흔적을 만나 그시절을 회상하며 놀며쉬며 산중주유에 푹빠진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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