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산을 오르면서
오랜만에 찾아보는 수리산이다, 늘 지척에 있으면서도 외면하여 박대한것만 같아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등산 보다는사색의 행로라 할까? 두다리와 두손 그리고 하잘것없는 머리가 오늘의 산행짐의 전부다,몸이 가벼우니 마음도 또한 가볍다, 산객이 하나도 없는 병목안 삼거리를 인간을 피하는 뱀모양으로 슬그머니 지나친다, 한번쯤 들리고 싶었던 한증막도 지난다.
근교산중에서 솔향이 진하고 솔걸(낙엽)이 황금 양탄자같이 둘리워진 아름다운 능선길을 오릅니다, 봄이오면 아예 온몸이 솔향으로 흠뻑젖는 향기뿜는 아름다운 곳이랍니다, 한남정맥길 삼거리를 지나면 아무렇게나 자란 소나무숲이 멋진풍광이었는데, 이곳도 태풍의 심술을 피할 수가 없었는지, 페허에 가까운 수백그루의 소나무시체가 내동댕이쳐진 허전한 숲길이 가슴이 아픕니다.
아픔도 잠시, 수려한 수암봉에 오름니다, 안산시의 최고봉인지 안산시내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새로 단장한 정상석(395m)와 데크가 멋지게 조화됩니다, 삼성,관악,청계산 그리고 수원의 광교산의 이어짐이 마치 틀림하는 용모양같습니다, 아스라지는 한남정맥길이 문수산까지 이어지네요.
군부대가 자리잡은 수리봉, 그리고 정맥 갈림길에서 태을봉으로 향합니다, 이제부터는 안산시에서 군포시계로 바뀌면서 군포시와 멀리 의왕, 수원시가 펼쳐집니다, 양지의 암릉길을 걸으니 기분도 상쾌해지면서 벌써 태을봉(505m)에 닿습니다, 20여년전 아들놈과 같이 자주들렀던 태을봉,참 많이도 세월이 흘렀네, 새삼, 日月逝矣,歲不我延(해가가고 달이가는데, 세월은 어찌 나를 기다리지 않으니....)라는 논어의 한귀절이 생각난다,
한무리의 산객들과 조우하고 관모봉으로 이어진다, 저멀리 우리집이 보인다, 늘 좁은 눈을떠 바라본던 관모,태을봉은 수려하고 장엄했었는데, 정상에서 바라뵈는 우리집은 왜이리 초라하고 왜소할까? 또한 그곳에서 치켜세운 눈 또한 얼마나 보잘 것 없을까? 그 가슴 또한 참새의 그것보다도 뭐가 나으리,,,.
늘 다녔던 북서면의 눈길을 따라 내려오니 낯익은 약수터다, 약수는 예전처럼 쉬임 없는데 정답던 주위 환경은 개발이란 신무기가 공룡처럼 자리하고 있다, 앞으로 20여년이 흐르면 또 어떻게 일그러지고 파헤쳐질까?????, 이런저런 얕으막한 근심으로 산행을 종료한다.
산행일자 : 2011.2.23(수)요일, 혼자서 짐없이,
산행등로 : 병목안 다리앞 - 우측 군부대능선 - 소나무숲길 - 수리산성지갈림길 - 한남정맥갈림길
수암봉 - 군부대정문 - 수리봉 - 정맥갈림길 - 태을봉 - 관모봉 - 약수터(5시간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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