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왔네요"
길가에 차례없이 어울어진 풀잎들위에 새벽에 몰래내린 이슬따라 가을이 묻어왔습니다. 선풍기를 돌려서 겨우 잠들수 있었던 짧은 여름밤의 못다한 이야기가 저리도 많은데 아침이면 창문을 닫아야하는 신선한 바람따라 가을이 묻어왔습니다.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숨이 막히던 더위와 세상의 끝날 이라도 될것같은 그리도 쉼없이 퍼붓던 소나기에 다시는 가을같은 날은 없을줄 알았는데 밤인줄 모르고 처량하게 울어대는 가로수의 매미소리따라 가을이 묻어왔습니다.
상큼하게 높아진 하늘따라 가을이 묻어왔습니다. 이왕 묻어온 가을 이라면 촛불 밝히고 밤새 읽을 한권 의 책과 눈빛 으로 마주하는 마음을 읽어내는 지혜를 묻어 왔으면....
이왕 묻어온 가을이라면 산중암릉 에서 엿가락 같은 삶의 이야기 가슴으로 흐느끼며 정겨워하는.... 바보스러운 여유도 묻어 왔으면 좋겠다.
막걸리에 돼지찌게 한입 훌떡 먹어도 행복한 그리운 사람이 함께할 가을 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코스모스는 한창인데 파란우산 하나가 없습니다.
2008년 9월 30일토요일
삼성야산 마당바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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