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한파가 2~3일 계속되더니
오늘은 춘삼월 호시절이다. 어느새 한몸이 되어버린 저너머의 세상꿈을 간직한채 고요한 계곡에 들어섰다. 능선길의 암릉과 송림들이 시샘을 하겠지만....
계곡의 북벽에는 잔설의 아쉬움이 얼음으로 변해 햇볕에 빛나고 있다. 얼음끝과 바위에 간신히 매달린 고드름은 작별의 눈물을 흘리는것 같다, 형체없는 봄바람을 처절하게 원망하는듯하다. 그래도 숨죽인 두꺼비알은 봄내음에 고개를 흔들며 생명의 존귀함을 자랑하고 있다.
고드름 끝에 매달려 녹아내리는 물은.... 맑다못해 푸르른 빛깔로 변해있다. 어는 철학자는 얼음도 아니고 물도 아닌, 희지도 푸르지도 않은 이것이 바로 道心 라고 했다... 조금은 이해가 될듯하다.
산꼭대기에는 굳은눈이 발목을 덮고 등로는 빙판이다, 아이젠에 의존하여 나만의 전망대에 선다. 광교산,수리산이 안개에 갇혀 답답하다, 늘 탁주한잔 마시며 오늘이 化樣年華라 했는데.... 이제는 춘한노건이 되어 천형의 전사가 되는구나, 커피한잔 마시며 道의 마음으로 "배귀선 님의 시, 오너라 봄이여! "를 소리내어 읊어본다. (2024년3월3일/불성사계곡에서)
봄이 멀다
발밑 얼음이 신발창을 뚫을 기세다
생기 잃은 두 다리의 살갗이 비늘로 떨어진다
머뭇거리며 햇살 등에 진 오후
겨울을 참아내는 마른 나무의 울음이
서걱한 하루를 채운다
소박한 내 탁자에도
노루꼬리만큼 햇살 한 자락 머물다 사라진다
아직은 참아야겠다
앙탈하지도 말아야겠다
고운 향기에 엉덩짝 들썩일 때
너의 곁으로 달려가리라
부푼 그리움 풀어내리라
오너라
오너라 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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