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이야기/하고싶은 이야기

연평해병, 서정우님,문광옥님 추모시

하정초원 2010. 12. 2. 13:31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전사한 해병대 연평부대 서정우(22) 하사와 문광욱(20) 일병의 영결식이 27일 엄수된 가운데,단국대 문예창작과 김수복 교수가 두 병사들을 기리는 추도시를 조선일보에 보내왔다. 고 서정우 하사는 단국대 법학과 1학년 재학 중 해병대에 입대했다.

 

추도시는 고 서정우 하사가 다니던 강의실 중앙의 의자를 어루만진다.  한반도 평화를 지키겠다던 스무살 고 문광옥 일병에게 마지막 말을 건넨다. ‘우리 모두가 못나고 슬픈 아버지가 되어’ 영결식을 지켜보는 참담함을 담아냈다.김 교수는 “전사한 고 서정우 하사와 고 문광옥 일병의 명복을 빌기 위한 염원을 담았다”면서 “가슴 속 안타까운 마음을 쏟아 추도시를 썼다”고 말했다.

 

다음은 고 서정우 하사와 고 문광욱 일병에게 보내는 추도시,

 

 ‘우리 무지개가 되어 저 꽃들의 하늘에 걸어두자’ 전문.

 

저 하늘 구름도 떠나지 못하고 통곡하는구나, 연평도에 뼈를 묻을 때까지 살 것 같은 기분이라던, 정우야, 한반도의 평화는 내가 지킨다던,  광욱아,저 하늘 속 파도들도 통곡하는 구나, 그대들 떠나간 한반도 연평의 어머니 품속 그 하늘 끝까지 소리쳐 불러보는 아들들아이 땅에 평화를 두고 떠난 청춘의 꽃들아 저 하늘 끝 새들도 떠나지 못하는 구나.

 

이제 우리 모두가 죄인이 되었다, 우리 땅 어깨가 불타올라도 침묵을 지키던우리,  모두가 못나고 슬픈 아버지가 되어조국을 조국이라 소리쳐 불러보지 못한, 새벽을 새벽이라 홰치지 못한, 전쟁을 평화라고 착각한 가슴의 폐허 위에서우리들 철판의 심장을 치는 통한의 죄인이 되었다, 철조망이 되었다,이제 태양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아직도 그대들의 방에 남아있는 목소리 “정우야, 설마 너 아니지?” “광욱아, 동명이인이지? 아님 빨리 올려봐?”그 목소리 그대로 남아서 들려오는 구나, 말년 휴가 받고도 등 뒤에서 터지는 폭탄을 보고 돌아서 귀대한,제대하고 사시 공부를 하겠다던 정우야,그대 다니던 캠퍼스 사회과학과 315호 강의실 중앙 의자는 영원하다,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겠다던 해병대 일병 스무살 광욱아, 그대들 두고 간 평화는 우리의 하늘이 되었다이제 우리 모두 이 땅의 주인이 되어 조국을 조국이라 소리쳐 부를 수 있는, 이 땅의 평화가 우리 생명이라고,이 땅의 평화가 우리의 영원이라고, 하늘 속 우리 마음을 무지개로 묶어서, 하늘 구름도 떠나지 못하는 서해 하늘에,저 하늘 새들도 떠나지 못하는 이 청춘의 꽃들, 넋의 하늘에 걸어두어야겠다.

 

※1975년 ‘한국문학’으로 등단한 김수복 교수는 한국문예창작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단국대 교무처장과 예술대학장을 지냈다. 시집으로는 <달을 따라 걷다> 등 10여 권,

 시론집 등 저서는 7권이 있다. (조선일보11월28일자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