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날을 생각하며!!!!
오늘은 팽이를 만드는 날입니다, 아버지 몰래 광속에있는 독옆의그도(톱)을 가지고 산에 오릅니다, 잘생기고 통통한 소나무, 눈에보이는 쉬운나무로 힘껏자릅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갈아놓은 낫으로팽이를 깎습니다, 그리고 동무한테 딱지치기로 따온 다마(방앗간베어링)를박고팽이채를 만들어 뒤켵 왕골논에서 팽이를 칩니다,
참 잘돌아갑니다.몇일이지나서 아버지왈 “어느놈이 벼린낫을 뭉퉁그려놨지? 하하, 그놈짖이지,손목아지를 부러트려야지, 어디 집안연장 남아나겠냐? 에미는 뭐하는거야“?????? 몇일지나 스케트(썰매)를 만듭니다, 그도를들고 굽(썰매날박는것)을 만들려고소나무 두 개를 자르고, 자르는톱을 억지로 나무를켜서 굽의 홈을만들고.....,칼날이 없어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물통아래테를 보고 몰래벗겨내어 굽에끼웁니다,헛간에있는 궤짝뒷면을 몰래떼어내어 굽을 연결, 썰매를 만듭니다,
송홧대만한소나무 모가지로 송곳2개를 만들어 댕댕골에서 썰매를 탑니다, 씽씽 잘도 달립니다,몇일후 아버지왈, “하하하, 물통 못쓰게됬네?, 자귀(손도끼같은것)도 베려놓고?그놈새끼 뭐가될려고, 들어오면 다리몽뎅이 부려뜨려야겠다“, 오늘은 연을만든다, 나도 이젠 가오리연이 싫다, 딴애들은 형아가 있어 팽이도연도, 썰매도 만들어주는데, 나는 내가 만들어야한다,
연장버려놯다고 아버지한테 또 얼마나 혼이나야할지,,, 걱정이된다.낫을들고 임하네로 간다, 몰래 대밭으로 들어가 연살만들기좋은 시노대(가는대)를자른다, 그때, 임하엄마왈, “ 이녀석이 맨날 대나무훔치는 놈이구나” 꿀밤한데맞는다, 처음베었는데, 나는 상습범이 된것같아 정말 슬프고 서럽다.그래도 정성스레 연(鳶)살 5개를 만든다, 그리고 종이를 찾는다. 창문바르려고 엄마가 사다놓은 창호지가 어디있더라!!!!, 아하, 사랑방 실겅에 얹혀논거 본적이 있지, 타고난 스파이다,한장 표시안나게 빼어낸다,
참 어디서 만들지?마침 아버지가 없으니 여기서 만들자, 1)창호지를 사각형으로 자르고, 2)가운대 구멍을뚫고, 3)연살에 밥풀을 바르고, 4)연살이 겹쳐지는 가운데에 빨간색종이를 바르고, 5)위,가운데 뱃대살에 실을매어 감아준다, 6)윗좌우, 아래살중간에 실을매어 중심을잡으면 나의 자랑스런 방패연이 완성된다,
동무한테 빌린 연줄과 연자세(연타래)에 연결하여 댕댕골의 논둑에올라 연을띄운다,왼쪽으로 기운다, 오른쪽에 볏집짤라 매달으니 잘도 날아간다, 참 좋다, 아니걱정이 된다, 너무멀리날아, 줄이 끊어지면,,, 혹시 하늘나라로 날아가면, 걱정이된다.연을몰래갖고, 광속의 깊은곳에 감춰둔다, 나만이 아는 비밀장소에.....
몇일후, 이번에는 엄마가 야단친다, “ 연장, 물통 다 베려놓더니, 이제는 사다놓은창호지마져 못쓰게하니?, 집안에 남는게 하나없으니, 저 죽일놈 때문에........ 오늘은 왠지, 저녁을 일찍먹는다, 맨날 밥먹을때, 지청구만 먹는데 오늘은 이상하다,엄마가 웃는다, “오늘은 밥을 9번 먹는날이다, 나무도9번하고, 심부름도9번하고, 오곡밥을먹는날이란다,
빨리먹고 나가놀아라,“ 하신다. 팽이치고, 싫증나 썰매를 어께에 메고댕댕골로 간다, 동네 형아들도 참 많다, 신나게 썰매를 탄다, 얼음이 참 깨끗하여 얼음속붕어들이 보인다, 송솟으로 쿡쿡찍어 꺼낸다, 잠시후 죽었던 붕어들이 햇빛을 받아 숨을쉰다,아떻게 죽었다가 다시 살아날까? 참 이상하다.
이제 썰매도 싫증이난다, 에이, 불장난이나해볼까? 형들이 눈둑에 불을놓고, 우리꼬마들은나무를 한다, 나무중에는 마른 소똥이 최고다, 한번 불붙으면 꺼지지않고 오래간다, 손은 얼어터지고, 얼굴에는 누런코로 뒤범벅이되고, 저녁때가 되면서 집불놀이가 시작된다,도깨비불이 엄청많고, 참 재미있다, 나도 얼른커서 형들같이 멋진 불놀이를 해야겠다, 설매를 메고 집에온다,
나를 본 엄마가 말한다, “ 아이쿠, 이게누구야, 심부름9번,착한일9번해라했느데, 양말은 태워먹고, 얼굴은 또뱅이(걸렁뱅이)가 됬구먼, 빨리나가 동냥이나 얻어오렴,“ 하고 야단친다, 엉엉울고 아침에 일어나니, 얄미운 누나들이 웃으며 놀린다,“얼래 꼴레리, 오줌싸게, 치(키)쓰고 소금받아라” 이게 꿈이었으면....!!!
온동네가 시끄럽다, 꽹가리가 신나고 아저씨들도 신나서 둘레패를 만들어 집집마다 다니며 술과 밥을먹는다, 그리고 동네 공동우물과, 부엌에있는 두멍(물을담는항아리)마나 뱅뱅돌며 말한다, “주앙님,주앙님, 물주쇼,물주쇼,” 무슨말일까? 저녁때가되니 나는 너무슬프다, 그동안 아끼던 내 방패연을 날려보내는 날이다, 연을들고 도그와 같이 언덕에 올라, 형아들의 도움을받아 연실 맨꼭대기에 가는숯을달고 불을 붙이고힘껏 날려보낸다, 그리고 말한다, “연아 연아 멀리가서 하늘나라로 오르려므나, 그리고내년에 다시만나자“ 드디어 멀리오른 내연은 숯불에 실이타고 끊어지며, 흔들흔들날아간다......
아하하, 어린시절의 열나흔날, 보름날 기억이었습니다, 그때의 정겹던 낫,자귀,그도,시노대,물통,연자세,빵꾸난 양말, 불붙은소똥,떠나는연(鳶), 도끄,댕댕골, 그리고야단치던 엄마, 아버지도, 이제는 없습니다, 너무 보고싶습니다.그때, 야단맞던때의눈물이 왜? 지금도 흘러내릴까요? 가슴에 메이는 그리움이 왜이리 애련할까요? 잔설에, 마른잔듸에,몸을뉘인 가시나무새, 당신이 보고싶습니다. 어제는 타오르는 달집의 불꽃을 보았습니다, 어렵고 고달팠던 한해를 멀리보내고희망찬 새해, 건강하고 아름답고 소중한 마음이 한결같기를 저 불꽃에 실어기원해봅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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