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기/지 리 산

화대종주/무박(화엄사 - 주능선 - 천왕봉 - 대원사)

하정초원 2008. 10. 25. 17:47

지리산 화대종주(화엄사~대원사)

 

 

산행일자 : 2008년 10월 10일 ~10월 11일

산행방법 : 이윤자님과 둘이서..........


산행구간 및 소요시간

 화엄사출발(22:22)- 코재(24:47)- 노고단(01:12) - 임걸령(02:21)- 삼도봉(03:17) - 연하천(5:35/5:47) - 벽소령(07:18)- 세석(10:10)- 장터목(11:20) - 천왕봉(12:18) - 중봉(12:51) - 써레봉(13:47) -   치밭목(14:15) - 유평마을(16:00) - 대원사(16:30) 

 

 교 통 편 

 남서울(15:30)-> 구례터미널(21:31)/고속버스(21,800원)

   구례터미널 ---> 화엄사 /택시(7,500원) 

대원사터미널(17:30) --->원지/ 시내버스(5,200원)

원지 터미널(18:50)-> 남서울(22:10/우등버스18,140원)

  **(대원사 버스시간: 매시간30분 / 막차시간 : 19:30)**

 

산행에 앞서

         고즈녁한 솟대에 앉은 새 한마리,먹이사냥후 돌아와 앉는다, 잠시 두눈내리감고 휴식을 취한다, 그리고 다시날아가고,,,,계속 반복되는 솟대새의 일상,,,마치 현실에 갇여있는 나의일상을 보는것같다.

 

고루한 일상을 내어던지고 싶어서 산행을 결심하고 동행인을 찾던중 이윤자님을 만나게되어 감사하고,지루한길 함께함에 여간 행복하지 않다.

 

<< 어둠속 코재를 오르면서>>

 화엄 불교세계의 요람, 화엄사를 지나 계곡길로 들어선다, 반쪽달이 배가불러오고 주먹만한 별들이 계곡강풍에 흔들려 상큼하고 정겨운 밤의 향연을 만든다, 밤이란 무엇일까? 일상의 흔적이 잊혀져버린 절반일까, 아님 유령과 사악한 요정들이 찾아오는 악몽의 밤일까? 
 

(들머리/화엄사)

어진교를 지나 연기암 갈림길 에서 잠시 미그적 거리고,,,,(길주의 : 직진),등로 보수공사 중인지 자재들이 산재하다,비박하는 산객이 나뭇잎 사이로 흔들리는 달빛에 마치 유령같다,(혼자서 비박)  

 

(국수등)

그래!..은 반듯이 고통의 근원만은 아닐것이다,  낮의 제약 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닐까? 나도 어쩜 자유로워지고 싶어 밤산행을 선택했는지도 모른다,능선고유의 찬바람이 스치며 계곡수 흐름소리가 멈출즈음 코재에 닿는다.

 

(코재)

<<환영인지,환청인지?>>

 노고단 대피소의 불빛은 정적이 끊긴채 고요하다, 식수 보충차 살그머니 들른 취사장은 이미 두사람이 성찬을 끝낸냥 잔여 음식과 함께 가지런히 꿈나라에 빠져있네, 참, 여유롭다.

 

( 노고단 안부)

시장 복판 같던 노고단은 지금 고요 그 자체이다,  막 가을 추수를 끝낸 두형제같이 우리둘 만이 행복한 세상이 아닐까? 건너편 반야봉이 넉넉한 웃음으로 손짓한다. 누루목 못미쳐 두명의 산객을 만나고, 화합의 삼도봉에 닿는다. 늘 반겨주던 노고단에서 흘러내린, 왕시루봉의 힘찬 위용을 볼수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임걸령샘)
(반야봉갈림길)
(화합의 삼도봉)

화계재를 지나면서 둘만의 산행담이 이어진다, 윤자님왈,“산행중 가끔 환영과 환청을 경험한다고, 세라복입은 여자도 보고...등등”,“산행중 지친 산객들은  가끔 경험한다고”조금 공포심을 느끼며 랜턴빛에 집중? 한다.

  

토끼봉 초입을 돌아 직진길,조릿대숲을 지날때, 바람소리에 들려오는 멧돼지 소리, “꿀꿀꿀”소리가 분명히 들린다, 다행이 윤자님은 못들은가보다, 식은땀이 나고  머릿털이 선다, 윤자님 손전등을 빌려 멀리비추고 큰소리를 질러 무서움을 이긴다.(윤자님,제가들은것은 환청이 아닌 실제상황이었어요)

 

 

토끼봉 지나 명선봉 까지는 멧돼지의 공포에 발길이 무겁다, 서울 근교산, 한밤중  공동묘지도 여러번 지났지만 이렇게 무서워 해본적은 없었지, 발아래 보이는  연하천 계단이 왜이리 반갑고 편안한지....  

 

(신축한 연하천취사장)
삼각고지 근처

<< 텅빈 지리주능선>>

동틀 무렵 연하천은 차라리 적멸이다, 모두가 멸한 고요함이다,  어둠속 대피소는 일부 증축 되었고 시설물과 바닥도 정비되었다 우리도 의자에서  편히 행동식으로 허기진 배를 채운다.

 

 삼각고지 지나 고목이 있는 안부에서 일출을 맞는다, 형제봉능선에 숨겨진 햇님 얼굴은 볼수없지만 힘차게 펴져나온 섬광이 마음속 햇님을 이어준다. 겹겹이 출렁이는 마루금에서 여인네 부드러움을 느끼고,이어진 골짜기에서 남정네 힘줄의 박동소리를 듣는다, 이제 막 물들기 시작한 주능선의 단풍향연에 시름을 잊는다.

 

(삼각고지 지나 고목있는 안부)

 

벽소령을 지나 세석평전, 장터목 주능선은 무척 한가롭다,  오가는 사람들도 별로 없고 평소 주중산행 보다도 사람이 적다, 아마도 설악으로 모두 행차를 했는지? 덕분에 우리둘이 텅빈 지리산을 독점하여 능선단풍을 여유롭게 느껴본다.

 

(형제봉)
(벽소령)

 

(천왕봉과 중봉)
(칠선봉 능선길)
(곱게물든 단풍)
칠선봉

 

(영신봉 정상)
(세석)
(파란하늘과 단풍)
(고목)
(장터목)

장터목을 지나면서 일군의 산행 무리들의 꼬리가 이어지고,,,지친 몸을 가눠줄 천왕봉은 많은 인파들로 희롱?을 당하는데,, 지나온 장쾌한 능선에 행복감도 한순간, 건너편 이어질 저고갯길을 언제 다 지날이거나?.  

 

(만원인 천왕봉)

옛“천왕이”쉼터의 마가목은 열매와 잎새가 온통 빨갛게 물들고, 느껴볼 겨를없이 중봉에 올라 간식으로 배를 채운다, 써레봉 바위에서 비박하는 산객을 만나고 곧이어 치밭목에 도착한다. 

 

(둘만있는 중봉)
(써래봉)

<<마라톤으로 유평까지>>

그런데 준비 부족일까? 대원사 버스시간표가 공금하다, 막차가 5시? 아님6시? 윤자님 여간 걱정이 아니다, 이제부터는 뛰어야지.. 늘 느끼는대로 유평길은 지루한 너덜길로 마지막 힘을 다 요하는구간이 아닌가? 준족인 윤자님, 특공대 침투하듯 조릿대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계곡 아래 취수관을 지나 유평마을에 도착하고 이어서  멋없는 콘크리트길을 따라 대원사를 지나고, 터미널에 도착 산행을 종료 한다, 한가지, 치밭목에서 부터 버스시간을 착각하고 급히 진행한 관계로 사진촬영을 못한 것이  아쉬움이 남는다.

 

 50여 Km의 긴 구간을 일면식없이 온라인에서 만나 함께한 이윤자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고 앞으로 이어질 모든 산행에 항상 안전과 행운이 함께 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산행을 마치며 

밤과 낮이 바뀌면서 변화 하는 산중의 신비로움, 힘차게 뻗어내린 산줄기에서 가슴속 요동치는 벅찬 감동이 권태로운 일상의 시간을 멈추게 했다,

 

분단장 한 지리의 화려함에 오감을 열어두자 그래야 오묘한 표현을 보고 영혼의 소리를 들을수 있지 않은가? 마치 아름다움을 가슴에 앉고 저 높은  솟대에 앉은 평화로운 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