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기/지 리 산

2011년,화대종주

하정초원 2011. 6. 6. 14:50

지리산 화대종주 산행기

 

산행일자 : 2011년 6월4일 (토)

무박산행방법 : 호산 산악 회원들 과 함께

산행날씨 : 흐리고, 안개많고, 무더위

 

도착지별 산행시간화엄사출발(03:00) - 노고단(05:58) - 삼도봉(06:? ) - 연하천(08:56) - 벽소령(10:38)세석(12:40) - 장터목(15:10) - 천왕봉(16:00) - 중봉(16:40) - 치밭목(17:56) - 대원사(19:26)(총16시간26분)

 

<산행을 시작하면서>,"신록의 계절"이다, 젊음의 피가 솟아나고 조화롬의 극치인 지리산을 찾는다. 인월의덕두산을 시작으로 대원사까지, 지리의 주능과 주변에 얽힌 얘기들, 자유로운 수목의 자태와 야생화,그리고잔돌 하나까지도 돌아선 추억들을 찾고 싶었지만, 함께할 동무조차 같이못하니 내 얼마나 비좁고 텅빈 사람일까요? , 사라져간 내 모습들을 이곳에서나마 찾아봐야지!!!

 

<화엄사에서 노고단으로>,원래 밤12시에 화엄사에서 출발하려고 했는데, 현충일 연휴로 인하여 3시간이 지연된 새벽3시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일행들은 모두다 지리산을 동네뒷산 다니듯하며 속보산행을취미로 하는 사람들이다, 시시껄껄한 주의사항 하나없이 대원사에서의 버스출발시간만을 숙지할뿐이다.

 

캄캄한 너덜길, 비록 등로는 넓직하지만 위험하다, 간혹 계곡에서 휘몰아치는 돌개바람?이, 상긋하고 거침없는물소리가 후련하다, 부럽다! 어떠한 부침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기길을가는 저 바람과 물의 거침없는 흐름이심야의 정복자 같이 다가온다, 경사도가 코끝에 닿는 힘든 고개를 지나 인간시장, 노고단에 닿는다, 처음으로2시간대를 깬다, 1시간 58분!!!!!

 

노고단
돼지령 근처

<인간파도의 연하천>, 노고단은 만원이다, 그래도 뾰죽탑과 건너편 넓부직한 반야봉이 여간 멋지지가 않다,편안한 등로지만 교통지옥이다, 돼지령 부근에서 조망되는 왕시루봉릉이 안개에 쌓여 상쾌하진 못하다, 대신양옆길에 늘어선 분홍빛 철죽숲은 마치 수줍은 처녀들의 놀이터 같다, 순수하고 단아하고,정겹다.천리행군에파김치가 된 공수부대 군인들, 무리지어 앉아있는 검은 얼굴에서 젊음의빛이 바랜다.

 

연하천

<마의구간,세석에 가는길>,노을이 아름다운 연하천, 이곳또한 무질서의 인간시장이다, 멋진 풍광을 머리에이고 분주하게 흐르는 시간들, 시원한 물을 보충하고 길을간다, 삼각고지를 지난다, 그런데 포토지점인 고목이간곳이 없다, 지난 태풍에 날려간 것일까? 내게서 사라져가는 어느 작은것도 소중한걸!, 이젠, 슬퍼진다.

 

형제봉을 지나 벽소령에 도착한다, 세석까지는 13시한 도착해야하는 불문율이다, 그러니 환한 대낮이지만 맑은 별빛고개에서 별이라도 헤고 가야하는데,,, 이곳또한 사람들로 발디딜틈이 없다, 그냥 지나처 가지만연하천과 벽소령에서 숙박하고 나온사람들, 등로 앞뒤가 난마처럼 얽혀 속도가 나질 않는다.

 

선비샘에서 물을 보충할겸 잠시 쉬면서, 빵2개와 사과1개, 매실섞인 물한잔으로 식사를한다, 늦은아침이지만급한 허기를 채운다, 이제부턴 좀더 속도를 내야하는데, 훼방꾼들이 많다, 오가는 사람들이야 나와같은 입장이겠지만, 100리터의 커다란배낭과 메트리스를 짊은 사람들, 10명~20여명씩 무리를 지어 좁은 등로를 찾이한다, 병목현상의 주범이 되기도한다, 지리산은 비박이 금지되었는데,,, 어떻게 저 짐들을 이용하나???

 

세석대피소
세석에서 처음 웃었음

<사람꽃피는 천왕봉>, 약속된 13시 이전에 세석에 도착한다, 물을 보충하고 이상향의 청학동, 세석정원을감상한다, 유럽의 유명한 마르세이유 정원이 이곳만할까?, 연록의 편안함과 흐느러진 붉은철죽의 하려함,병풍처럼 둘러앉은 영신봉과  촛대봉이 전설과 현대사의 아픈이야기를 토해내는것 같다.

 

철죽과 고목나무가 늘어선 습지를 지나 촛대봉에 오른다, 사실은 지리산의 일출은 이곳 촛대봉과 하봉에서맞는것이 일품이다, 천왕봉은 정상이라는 이미지일뿐인데,,,. 삼신봉을 지나 멋진 연하봉을 내려서서 또다른고원시장, 장터목에 도착한다,오후의 햇볕아래 왁자지껄한 사람소리에 힘찬 에너지를 받는다.

 

장터목

제석봉가는길, 차라리 늘어선 사람띠라야 맞는말일것이다, 남녀노소, 팔도인, 세계인들의 각축장이다, 양보와질서는 간데온데없고, 에라 있는힘을다하여 등로바깥길로 천왕봉에 오른다, 천왕봉? 이곳이 한국인의 기상이시작되는곳인가? 접근할수가 없다, 정상석을 찾이하려고 싸우고, 고함치고,,,,,그냥 내려선다.

 

강열한 저녁햇볕을 감싸며 중봉을 향한다, 그 많던 사람들을 모두 천왕에 모아놓고 말이다, 거짓말같이 등로를혼자서 독찾이한다, 이젠 고인이된 천왕이가 나타나서 즐거움과 두려움을 주던곳, 왠지 쓸쓸한 마음이 앞선다,옆에는 훌쩍자란 마가목 나무가 튼실하다.

 

중봉 정상

<꿈속에 걸어간 치밭목>무의식중에 한발한발 올려놓으니 중봉이다, 석양에 드리워진 천왕봉은 한폭의 수채화다, 어느 꿈속에서나보았던 신비스러움을 긴직한 영엄한 모습이다, 멀리 눈섭같은 노고단에서 부터 반야봉, 영신봉,천왕봉으로이어지고, 하봉과 웅석봉으로 솟구쳐 흐르는 산줄기가 어찌그리 아름답고 예쁜지?

 

혼자서 텅빈 중봉 에 서서 가야할 치밭과 유평가는 너덜길을 바라본다, 이제부턴 나와의 시합이다, 그래도서너명씩 무리지어 내려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혼자서 뒤따른다, 작년보다 많이 훼손된 하봉사면을 내려서고 저녁노을이 멋진 써래봉을 지난다, 지루한 경사길이 끝날즈음 치밭에 도착한다.

 

언젠가는 이곳에서 하룻밤을 지내야지 한지도 많은 세월이 흘렀다, 어느 여름날,별빛이 쏟아지는밤, 풀벌레 소리가 귓가에 울려퍼질때, 너무도 외롭고, 처절하게 그리울때, 치밭평상에 앉아서, "세상은 어제와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는데, 나만혼자 그무슨 족쇄에 변하지않는 이유"를 찾아보고 싶다, 꼭 와야지.

 

치밭목 대피소

<악마의길,유평가는길>은 악마의길이다, 작은계곡물길을 따른다, 아니 물길이 발길을 이끈다, 습지같은 물밭을건너 지루한 계단길을 간다, 무재치기폭포를 지나 계곡에 닿는다, 물병에 계곡수 가득채우고 무상무념하에새재갈림길을 지나 악명높은 유평 너덜길을 따른다, 아니 그냥 즐기면서, 다리통증도, 가쁜숨길도, 모두다주변의 사물들과 같이  간다, 뱀도 지나가고, 다람쥐도, 뻐꾸기도 날아가고, 바람도 불고, 물도 흘러가고,내마음도 가쁜하다, 이젠 더이상 악마의길이 아니다,유평의 물소리가 들린다.

 

계곡 상수원 취수지를 지나 유평주막에 닿는다, 먼저오신 산객들이 보인다, 탁배기 한잔 게눈감추듯 비우고속세를 떠난냥 계곡물소리에 몸뚱아리를 맡긴다, 어디쯤 왔을까? 그간의 고통과 얽긴삶의 냄새를 얼싸안은해탈과 납자도량인 대원사 일주문이 반갑게 맞아준다, 주저앉아 인간의 속성, 먼지를 날린다.

 

그래도 종주가 아닌가? 히치는 다음에 하기로하고 터덜터덜 내려간다, 마주치는 차량의 냄새와 소음이맑던 정신을 흐리게한다, 비록 힘든 산길이었지만, 갖가지 해악으로 얼룩진 이기의 거리에 비힐까?그럭저럭 평촌 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이미 많은 차들이 빠져나간 주차장은 텅 비어있다.참 힘들고, 아름답고, 반추해볼수있는 산행이었다.16시간의 멋진 체험이었다, 참 행복하다.

 

(다른 동행인들의 사진이므로 본인의 산행시간과는 차이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