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기/국 내 명 산

관악산 연주대

하정초원 2025. 2. 23. 18:30

 

산행일자 : 2025년 2월 22일(토)

산행날씨 : 맑고 쾌청, 바람.추위

산행구간 : 삼성산깃대봉-무너미고개-학바위능선-연주대-케이블카능선-과천

 

산행소감

3주만의 산행이다, 그간 한파와 미세먼지 때문에 주말산행을 못하다가 물만난 고기처럼 무의식중에 산속을 찾는다. 겨울 필수품만 챙겨서 능선에 들어서니 하늘은 파랗고 청정한 공기가 폐부로 몰려온다, 모처럼의 내 세상이 되었다.

 

사자바위.삼성산 깃대봉

마지막 겨울산이 될까? 다음달이면 바람꽃,노루귀, 복수초를 만나러 가야지..., 또한 운명의 갈림길을 걱정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지만 산길을 들어서니 평온한 마음이 된다,  산객들과 조우하면서 반갑게 인사하고...

 

음지에는 빙판이다, 잔설이 예쁘게 쌓여있으며 심술을 부린다, 특히 깃대봉 오름구간은 매우 미끄럽고 위험하다, 위험의 보답은 행복이고 평안이었다. 정상의 깃발은 생명의 연속이었고 강화도 까지 펼쳐진 겨울산 향기가 바닷내음도 가져왔다.

 

무너미고개.학바위능선(5봉)

상불암의 독경소리에 귀기울이다 깃대봉을 내려선다, 위험한 빙판구간이  무너미 고개까지 음지와 양지면을 교체하면서 자주 나타난다, 안전하게 아이젠을 착용하는것이 좋을것 같다.

 

오늘 산행의 진수, 학바위봉 오름길은 힘겹지만 성취감은 크다. 음지빙판은 위험해서 피하고 양지면의 암릉길을 택한다, 특히 손가락바위와 깃대봉 암벽은 멋진 릿지가 되었다. 파란하늘에는 빛나는 비행기가, 서해에는 아련한 선박들이 눈에 스쳐진다. 또다시 숨겨졌던 그리움이 가슴을 쳤다.

 

연주대, 연주사

삿갓군승길이 힘에 겨웠지만 통신탑에서 바라본 연주대와 롯데타워가 예쁘게 조화를 이룬다, 빙판의 테크길을 내려서고, 연주대길은 빙판이라 아이젠을 착용하고  관악산의 장상에 선다, 많은 사람들이 표지석과의 인연을 사진에 담는다.

 

정상에 올라 눈아래 서울의 강남 한복판과 청계산의 겨울모습이 멋진 산수화다. 연주대의 독경소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나도 모르게 짧은 생의 역정을 생각하고 인연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깊은 위로의 기도를 드렸다. 연주사 마루에서 커피한잔 마시는데 향내속에 어른거리는 옛 인연들이 그리움과 슬픔을 던져주고 있었다.

 

케이블카 능선

옛추억이 많은 케이블카 능선길로 내려선다, 양지면은 암릉길이고 음지가 등로인데.... 완전 빙판이다, 아이잰을 했어도 위험하다, 자세를 낮춰 미끄러지듯이 내려선다, 건너편 6봉 능선이 환하게 웃고 서 있다.

 

옥현과 둘이서, 또는 친구들과 함께 거닐었고... 초가을 보름날밤 혼자 비빅하던 때가 생각나서 이 능선길을 찾았다. 멀리 롯데타워의 야경을 쓸쓸히 바라보던 새벽밤, 그때는 보름달이 유난히도 크게보였지....

 

바위 위에 앉아서 이곳을 언제 다시 찾을수 있을까 하면서 바흐의 "Deadbed Chorale"를 기억해 본다. 절터를 지나 폭포방향으로 하산, 무사히 7시간의 산행을 종료하며 과천청사 방면으로 내려왔다.

 

삼성산 깃대봉

 

수리산과 삼성산
관악산 정상
연주대(암자)
관악산 기상관측탑
연주사 대웅전
악어바위
케이블카 능선과 통신탑
옛 약수터